박용택(40)이 지난 20일 소속팀 LG 트윈스와 계약 기간 2년, 계약금 8억원, 연봉 8억원, 옵션 1억원 등 총액 25억원의 FA 계약을 체결했다. 박경수(35)도 계약 기간 3년, 계약금 8억원, 연봉 4억원, 인센티브 최대 6억원을 포함한 총액 26억원에 소속팀인 KT 위즈와 잔류 FA 계약을 맺었다.
이제 올해 FA 시장에 나온 15명 가운데 미계약 FA 선수는 모두 9명이 됐다. 한화 이글스가 송광민(36), 이용규(34), 최진행(34) 등 3명으로 가장 많다. 삼성 라이온즈는 윤성환(38), 김상수(29)와의 계약을 남겨두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에는 김민성(31)과 이보근(33)이 있다. 또 롯데 자이언츠 노경은(35), KT 금민철(33)이 아직 FA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
우선 FA 이적이다. 지난해 12월 11일 양의지(32)가 두산 베어스에서 NC 다이노스로 이적한 게 현재로선 전부다. 현재 남아 있는 9명 가운데 키움 김민성과 이보근 정도가 이적 가능성이 남아 있긴 하지만, 상황에 따라선 ‘이적 1명’으로 끝날 가능성도 있다.
이적 선수가 나오더라도 ‘사인 앤드 트레이드’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 편법이자 꼼수에 가깝다. 보상선수를 주지 않기에 베테랑 선수를 정리하려는 원소속구단과 영입 구단 모두 구미가 당길 수밖에 없다.
FA 미아 발생 가능성이다. FA 선수들이 미아가 되지 않기 위해 낮은 조건의 계약이라도 체결할 수 있기에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그러나 원소속구단이 이마저도 제대로 제시하지 않으면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특급 선수를 제외하면 여전히 FA 계약의 칼자루를 구단이 쥐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3가지 우려 상황이 이번에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제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내년 FA 시장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우선 보상선수 규정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보상선수가 규정이 계속 존재하는 한 FA 제도의 본래의 취지인 자유로운 이적은 환상에 불과하다. 차선책으로 FA 등급제를 우선 도입해 준척급 이하의 선수 이적을 활성화해나가야 한다.
다음으론 자유계약선수 자격 취득 조건을 완화해 대박보다는 자유로운 이동에 무게를 두는 FA 제도로 변모시켜 나가야 한다. 현행 고졸 출신 9년, 대졸 출신 8년은 너무나 길다. 현행 제도라면 보통 프로야구 선수들의 자유계약선수 자격 취득은 너무나 힘겨운 여정이 될 수밖에 없다.
FA제도가 대박 루트보다는 좀 더 나은 환경에서의 야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자리 잡아나가기 위해 야구계 전체가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