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직접 12억 달러 요구했다는 건 트럼프에 대한 모독”

입력 2019-01-25 10:55 수정 2019-01-25 11:07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FTA나 한미방위비 분담금에 대해 조건이나 금액 등 구체적인 말을 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방위비 분담금으로 12억 달러를 요구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한 반박이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세계 각국의 어떤 정상도 그런 방식으로 말하지 않는다. 그런 보도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모독”이라고 강조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5일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의 발언을 대신 전했다. 김 대변인은 “제가 언론 모니터를 보고 드렸더니 문 대통령께서 이런 말을 하셨다”고 소개했다.

한 매체는 이날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G20 정상회의가 열린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진행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에게 ‘방위비 분담금으로 12억 달러를 내 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청와대가 공식 부인했지만, 미국 측은 방위비 분담금으로 12억 달러 수준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지난 21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진행 상황을 공유했다.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한 인사는 “미국 측은 당초 현행(전년 기준 9602억원)의 1.5배를 요구했고, 우리 측은 1조원 이상은 어렵다는 입장이었다”면서 “협상을 거듭하면서 1조원을 조금 상회하는 수준까지 협의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12억 달러(약 1조3560억)를 제시하면서 타결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강 장관은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과정에서 양측 간 이견이 아주 큰 상황”이라며 “(미국 측이 요구하는) 자세한 액수를 밝혀드리긴 어렵지만 이견이 크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