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케인과 손흥민이 없는 토트넘은 더없이 무뎠다.
토트넘은 25일(현지시간) 잉글랜드 런던에 위치한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펼쳐진 카라바오컵 4강 2차전에서 첼시에 고개를 숙였다. 1대 2로 패해 합산 스코어 2-2 동률을 기록하며 승부차기까지 돌입했지만 행운의 여신은 끝내 토트넘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키커로 나선 에릭 다이어가 실축하며 2대 4로 패했다. 앞서 홈에서 열린 1차전을 1대 0으로 승리했던 터라 비기기만 해도 결승 진출이 가능했지만 고지를 선점한 이점을 살리지 못했다.
전반부터 두 골을 얻어맞으며 어려운 경기 양상이 이어졌다. 첼시가 전반 경기를 주도하며 맹공을 퍼붓는 상황에서 연이어 골을 성공시켰다. 전반 24분, 박스 안 혼전 상황에서 흘러나온 공을 은골로 캉테가 강하게 차 넣으며 선제골을 기록했다. 이어 이어 전반 38분에는 세자르 아스필리쿠에타가 오른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에당 아자르가 감각적인 논스톱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날 선발로 나선 페르난도 요렌테는 공격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케인이 부상, 손흥민이 아시안컵 차출로 함께하지 못하는 만큼 득점을 노릴 스트라이커 자원은 현재 그뿐이다. 전반전엔 볼 터치에 불안함을 보이며 몸이 무거운 모습이었지만 후반 득점을 터뜨리는 데 성공했다. 후반 5분 대니 로즈의 크로스를 다이빙 헤더로 마무리하며 만회 골을 성공시키며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문전에서 세밀함은 떨어졌지만 페널티박스 안팎에서 활발하게 움직임이며 날카로운 침투로 상대 수비진들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침투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비록 팀은 끝내 패배했지만 그간 부진했던 요렌테의 이날 활약은 박수를 보내기 충분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후반 20분 만회 골을 터뜨린 이후 요렌테를 빼고 루카스 모우라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지만 결승 골을 얻어내는 데 실패했다.
반면 에릭 라멜라의 경기력은 아쉬웠다. 2선에 서 요렌테의 공격을 지원했으나 슛 한 번도 하지 못하고 터치도 거의 없었다. 요렌테와의 연계과정도 좋지 않았다. 창의성도, 결정적인 한 방도 없었다. 공격 라인에서 활발함과 파괴력이 부족했고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가 돋보였던 순간은 승부차기 키커로 나서나서 득점에 성공했던 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카라바오컵은 현시점에서 토트넘에 우승 가능성이 있는 사실상 유일한 대회였다. 하지만 결국 간판 골잡이가 모두 빠져있는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며 허무하게 준결승에서 좌절하고 말았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