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의원의 목포 투기 의혹에 대해 날선 비판을 해온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한발 물러섰다. “문제가 상당하다” “직접 검찰 의뢰를 받아야 한다” 등의 발언으로 손 의원을 압박해온 박 의원은 “손 의원이 모든 재산을 기부채납하겠다”는 발언에 대해 “진실성을 믿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방송에서는 “지금 떨고있다”는 표현까지 써가며 백기를 들었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24일 라디오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제발 손 의원에 대한 질문을 하지 말아달라”며 “나는 지금 떨고 있다”고 말했다. “손 의원의 순수성을 믿었다”고 한 박 의원은 “사들인 게 20여 채가 된다니 어쩔 수 없이 그랬는데, 아무튼 떨고 있으니 손 의원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
“목포의 조그만 한 한 채는 집이 3~4개가 합쳐진 게 있다”고 한 박 의원은 “그 부분이 과장되고 부풀려진 게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행자 김어준이 사과하는 것이냐고 묻자 박 의원은 “사과는 아니고 충정을 이해한다”라고 답했다. 이날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에도 박 의원은 “손 의원과의 싸움에서 졌다고 써도 나는 상관 없다”며 “손 의원과 더 이상 섞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목포가 지역구인 박 의원의 손 의원의 투기 의혹이 불거지자 “투기가 아니다”라고 옹호했었다. 그러나 손 의원 측이 보유한 부동산의 숫자가 9채에서 14채, 19채로 늘어나자 “검찰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말로 입장을 바꿨다. 이에 손 의원은 지난 20일 더불어민주당 탈당 기자회견에서 박 의원을 겨냥해 “노회한 정치인, 배신의 아이콘”이라고 비난했고 박 의원도 지지 않고 “손혜원은 투기의 아이콘”이라고 맞받아쳤다.
두 사람의 공방이 치열해지자 온라인에선 손 의원의 목포 투기 의혹이 ‘손 대 박의 세기의 대결’로 확산되는 양상까지 보였다. 손 의원은 “함께 검찰 조사를 받자” “두 달에 한 번은 이 지역에 왔는데 목포에서 박 의원을 본 사람이 없다고 하더라”는 등의 발언으로 박 의원을 저격했고 박 의원은 라디오에 출연해 “내가 1년 52주 중 50번 이상 금귀월래, 금요일에 갔다 월요일에 돌아오는데 목포에서 본 사람이 없다고 하더라”며 억울해 했다.
박 의원의 이 같은 입장 변화에 대해 네티즌들은 여러 해석을 내놓고 있다. “손 의원에게 백기를 든 박 의원” “똥이 더러워서 피하지 무서워서 피하냐” “줏대 없는 국회의원의 표본” “자신이 불리해지니 백기를 든 것”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정치권 안팎에서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박 의원이 손 의원과 신경전을 벌이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워 언급 자체를 피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