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매직’이 골문을 틀어막은 일본에 가로막혔다.
박항서 감독이 지휘한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24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알막툼 경기장에서 일본과 가진 2019 아시안컵 8강전을 0대 1 석패로 끝냈다. 일본은 후반 12분 도안 리츠의 페널티킥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승리했다.
베트남은 동남아시아 출전국 중 유일한 토너먼트 생존자였다. 베트남의 8강 진출은 2007 아시안컵으로부터 12년 만이다. 당시만 해도 토너먼트는 8강부터 시작됐고, 베트남은 공동 개최 4개국 중 하나였다. 이번 아시안컵 8강 진출과 상황이 달랐다는 얘기다.
일본과 8강전은 베트남에서 ‘영웅’이 된 박 감독에게 ‘나 홀로 한일전’과 같았다. 하지만 아시안컵 통산 최다(4회) 우승국 일본은 박 감독과 베트남 선수들에게 호락호락하게 골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더욱이 일본은 예상 밖으로 자세를 웅크리고 실리축구를 전개했다. 그 결과 전반전까지 점유율에서 일본이 69.2%(베트남 30.8%)로 크게 앞섰지만, 유효 슛에서 되레 베트남이 3개로 일본(2개)보다 많은 기형적인 기록이 나왔다. 슛은 6개로 양국이 같았다.
박 감독은 5-4-1 포메이션으로 수비와 역습을 병행한 카운터 스트라이크 전술을 들고 일본과 맞섰다. 추가시간 2분을 포함한 47분의 전반전은 0-0으로 끝났다.
그 사이 실점 위기도 있었다. 일본 수비수 요시다 마야는 전반 23분 코너킥 때 공을 머리로 방향을 틀어 골문 안에 밀어 넣었다. 베트남 골문 앞 혼전에서 공은 몇 차례 굴절됐고, 베트남 골키퍼 당 반 람은 방향을 잡을 수 없었다.
당초 일본의 선제골로 선언된 이 상황은 VAR로 바로잡혔다. VAR에서 요시다의 머리를 맞은 공이 팔을 맞고 굴절된 것으로 확인됐다. 명백한 핸드볼 파울. 주심은 영상을 확인한 뒤 요시다의 핸드볼 파울을 선언하고 골을 무효 처리했다.
아시안컵에서 VAR 제도는 8강전부터 도입됐다. 베트남은 아시안컵 사상 첫 VAR의 수혜자가 됐다. 그리고 곧 VAR로 인해 울었다. 후반 5분 베트남 수비수 부이 티엔 중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도안에게 태클한 순간을 일본은 문제로 제기했다.
주심은 VAR 판독을 마친 뒤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직접 얻은 페널티킥에서 키커로 나선 도안은 베트남 골문 오른쪽을 열었다. 람이 방향을 잡았지만 손이 닿지 않았다. 경기 종료 직전까지 펼친 파상공세는 발이 닿지 않았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