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든 베트남, 웅크린 일본… 가로막힌 ‘박항서 매직’

입력 2019-01-25 00:40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24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알막툼 경기장에서 일본과 가진 2019 아시안컵 8강전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뉴시스

‘박항서 매직’이 골문을 틀어막은 일본에 가로막혔다.

박항서 감독이 지휘한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24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알막툼 경기장에서 일본과 가진 2019 아시안컵 8강전을 0대 1 석패로 끝냈다. 일본은 후반 12분 도안 리츠의 페널티킥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승리했다.

베트남은 동남아시아 출전국 중 유일한 토너먼트 생존자였다. 베트남의 8강 진출은 2007 아시안컵으로부터 12년 만이다. 당시만 해도 토너먼트는 8강부터 시작됐고, 베트남은 공동 개최 4개국 중 하나였다. 이번 아시안컵 8강 진출과 상황이 달랐다는 얘기다.

일본과 8강전은 베트남에서 ‘영웅’이 된 박 감독에게 ‘나 홀로 한일전’과 같았다. 하지만 아시안컵 통산 최다(4회) 우승국 일본은 박 감독과 베트남 선수들에게 호락호락하게 골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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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일본은 예상 밖으로 자세를 웅크리고 실리축구를 전개했다. 그 결과 전반전까지 점유율에서 일본이 69.2%(베트남 30.8%)로 크게 앞섰지만, 유효 슛에서 되레 베트남이 3개로 일본(2개)보다 많은 기형적인 기록이 나왔다. 슛은 6개로 양국이 같았다.

박 감독은 5-4-1 포메이션으로 수비와 역습을 병행한 카운터 스트라이크 전술을 들고 일본과 맞섰다. 추가시간 2분을 포함한 47분의 전반전은 0-0으로 끝났다.

그 사이 실점 위기도 있었다. 일본 수비수 요시다 마야는 전반 23분 코너킥 때 공을 머리로 방향을 틀어 골문 안에 밀어 넣었다. 베트남 골문 앞 혼전에서 공은 몇 차례 굴절됐고, 베트남 골키퍼 당 반 람은 방향을 잡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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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일본의 선제골로 선언된 이 상황은 VAR로 바로잡혔다. VAR에서 요시다의 머리를 맞은 공이 팔을 맞고 굴절된 것으로 확인됐다. 명백한 핸드볼 파울. 주심은 영상을 확인한 뒤 요시다의 핸드볼 파울을 선언하고 골을 무효 처리했다.

아시안컵에서 VAR 제도는 8강전부터 도입됐다. 베트남은 아시안컵 사상 첫 VAR의 수혜자가 됐다. 그리고 곧 VAR로 인해 울었다. 후반 5분 베트남 수비수 부이 티엔 중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도안에게 태클한 순간을 일본은 문제로 제기했다.

주심은 VAR 판독을 마친 뒤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직접 얻은 페널티킥에서 키커로 나선 도안은 베트남 골문 오른쪽을 열었다. 람이 방향을 잡았지만 손이 닿지 않았다. 경기 종료 직전까지 펼친 파상공세는 발이 닿지 않았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