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이 프리랜서 기자를 폭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다.
손 사장은 24일 오후 8시 JTBC 뉴스를 시작하면서 “저로서는 드릴 말씀이 많으나 사실과 주장은 엄연히 다르다는 말씀을 드리겠다. 사법당국에서 모든 것을 밝혀 주시리라 믿고 흔들림 없이 뉴스룸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손 사장은 지난 10일 오후 11시50분쯤 마포구 상암동의 한 일식 주점에서 프리랜서 기자 김모(49)씨를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이튿날인 11일 인근 파출소에 찾아가 피해 사실을 밝힌 뒤 13일 정식으로 신고를 접수했다.
김씨는 경찰에 이메일로 제출한 진술서에서 “단둘이 식사하던 중 손 사장이 주먹으로 두 차례 내 얼굴을 가격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행 직후 손 사장과 한 대화를 녹음했다고 주장하는 음성 파일도 제출했다. 해당 음성 파일에는 김씨가 “폭행 사실을 인정하느냐”고 묻자 한 남성이 “아팠다면 사과하겠다”고 답하는 내용이 담겼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신고자의 진술만 서면으로 받은 상태여서 아직 수사가 진행된 것이 없다”며 “손 사장과 출석 일정을 조율하는 중이고 필요하면 김씨에게도 출석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씨는 경찰에 직접 출석하지 않고 서면 조사를 요구했다고 한다.
손 사장은 오후 8시 뉴스 시작 직후 직접 입장을 밝히고 김씨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그는 “저에 대한 기사로 많이 놀라셨을 것이다. 뉴스를 시청해주시는 여러분께 심려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JTBC도 보도자료를 내고 “2017년 4월 손 사장이 가벼운 접촉 사고를 냈다”며 “(김씨는) 지난해 여름 이 사실을 듣고 찾아와 ‘기사화할 수 있다’고 협박했다. 정규직 특채를 노골적으로 요구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사건 당일 상황에 대해서는 “(손 사장이 김씨의) 요구를 거절하자 (김씨가) 갑자기 화를 내며 지나치게 흥분했다. ‘정신 좀 차리라’고 손으로 툭툭 건드린 것이 전부”라고 했다. 손 사장은 김씨를 공갈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김씨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JTBC 보도자료는 언급할 가치도 없는 거짓말이다. 탐사기획국 기자직 채용은 손 사장이 먼저 제안했다”며 “향후 경찰 조사에서 모든 걸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jay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