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창당 2주년에 “개혁보수는 죽지 않았다” 외친 유승민

입력 2019-01-24 16:50 수정 2019-01-24 17:06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24일 옛 바른정당 창당 2주기를 맞아 “바른정당 창당정신은 그대로 남아 있고 그 생각은 여전히 소중하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을 탈당하며 바른정당을 만든 유 의원이 다시금 창당정신을 거론하며 한국당과 거리 두기에 나선 것이다. 외곽에서 개혁보수의 길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유 의원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이제는 기억하지 못하는 분들도 많지만 2년 전 오늘은 바른정당을 창당한 날”이라며 “‘보수가 바로 서야 대한민국이 바로 선다’는 신념 하나로 개혁보수의 깃발을 세웠다”고 밝혔다. 이어 “바른정당을 사랑해주셨던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그 사랑에 보답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약속한다”고 말했다.

한국당 복당설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바른정당을 만들 때의 개혁보수 정신을 강조하며 당분간 한국당으로 돌아갈 뜻이 없음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유 의원은 “바른정당은 더 이상 남아있지 않고, 죽음의 계곡에서 모진 풍파를 맞고 있다”면서도 “아직도 함께 하는 동지들이 그 꿈과 의지를 버리지 않는다면 언젠가 꼭 희망의 새 봄이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른정당 초대 당대표를 지낸 정병국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창당정신을 기렸다. 정 의원은 “함께한 동지들은 떠나갔고, 야당은 무기력한 상황에서 바른정당 창당의 깃발을 든 사람으로서 참담하다”면서도 “처참한 가시밭길일지언정 누군가는 밟고 또 밟아야 길이 된다. 바른정당의 정신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다음 달 8일~9일 경기도 양평에서 열리는 의원 연찬회에 참석해 당의 확고한 보수 정체성 확립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월 한국당 전당대회에서 친박(친박근혜) 성향 지도부가 들어설 가능성이 높은 만큼, 운신의 폭이 좁아진 유 의원이 바른미래당 내에서 보수 정치 활동을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당 대구시·경남도당이 최근 공개 오디션을 통해 조직위원장으로 선발된 류성걸·조해진 전 의원들의 복당을 불허한 것을 일종의 ‘시그널’로 보는 시각도 있다. 두 의원은 정치권에서 친(親) 유승민계로 분류된다. 한 한국당 관계자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입당하면서 당의 본산인 TK(대구·경북)민심이 그를 중심으로 결집되고 있다”며 “당내에서는 더 이상의 외부 유입 없이 내부 인사들만으로도 보수를 재건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감지된다”고 설명했다.

한 바른미래당 의원은 “류 전 의원과 조 전 의원의 지구당 차원 입당 불허는 ‘한국당은 유 의원을 원치 않는다, 돌아가도 줄 자리는 없다’는 의미로 읽힌다”며 “야권 정계개편이 한국당 전당대회 후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