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현송월, 예술단 이끌고 방중…국가대극원 공연 레퍼토리 주목

입력 2019-01-24 13:19
2015년 12월 공연을 위해 베이징을 방문한 현송월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장의 당시 모습. 신화뉴시스

리수용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현송월 삼지연 악단 단장이 이끄는 북한 친선 예술단이 24일 베이징 역에 도착해 공연준비에 들어갔다.

방한모에 군복 차림의 북한 예술단원들은 이날 오전 11시쯤(현지시간) 임시 열차 편으로 베이징 기차역에 도착해 빨간 카펫이 깔린 플랫폼에서 중국 측 인사들의 환영을 받았다. 기차역에는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와 함께 중국 측 관리들도 대거 나와 예술단을 영접했다.

국가 공훈 합창단과 삼지연 악단 등 평양 예술가 280여명으로 구성된 예술단은 26~29일 베이징의 중국 국가대극원에서 중국 관원들을 대상으로 공연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도 28일쯤 공연을 관람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북한 예술단 공연은 북·중 관계가 경색됐던 2015년 12월 현송월 단장이 이끈 모란봉 악단이 방중했다가 돌연 취소한 이래 처음이다. 당시 모란봉악단과 공훈국가합창단 등으로 구성된 예술단은 베이징해양관을 참관하는 등 공개 활동을 했으나 공연 시작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공연 내용 등에 대한 북·중간 이견을 이유로 갑자기 취소하고 귀국해 버렸다.

평창올림픽 때 한국을 찾아 우리에게도 익숙한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은 중국에서도 공식 데뷔무대를 갖게 됐다. 북한 매체에 보도된 사진에는 전날 평양역에서 열린 북한의 방중 예술단 환송 행사에 참석한 현 단장의 모습도 보였다. 현 단장은 지난 7∼1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4차 방중에 동행해 이번 공연 문제를 중국측과 조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북한 예술단의 공연은 시 국가주석이나 중국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급이 이번 공연을 관람할 가능성이 커 현 단장이 이끄는 예술단이 어떤 공연을 선보일지 주목된다. 지난해 2월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북한 예술단은 심수봉의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같은 남측 가요를 레퍼토리에 대거 포함키는 등 유연한 모습을 보였었다.

올해는 북·중 수교 70주년이고 북중 우호관계가 다시 회복되는 시점이어서 중국에서 과거 유행했던 노래나 시 주석의 부인인 펑리위안 여사가 부른 중국 노래 등을 공연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