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김명수 대법원장… “참담하고 부끄럽다”

입력 2019-01-24 10:57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구속된 것에 대해 김명수 대법원장이 “참으로 부끄럽다”는 심경을 밝혔다.

김 대법원장은 24일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지 7시간 만인 오전 9시9분쯤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 출근했다. 그는 출근길에 만난 취재진에게 “다시 한번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허리를 숙였다.

김 대법원장은 “참으로 참담하고 부끄럽다”며 “지금 이 상황에서 어떤 말씀을 드려야 우리의 마음과 각오를 밝히고, 국민께 작게나마 위안을 드릴 수 있을지 저는 찾을 수가 없다”고 혼란스러운 심경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저를 비롯한 사법부 구성원 모두는 각자 자리에서 맡은바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겠다”며 “그것만이 이러한 어려움을 타개하는 유일한 길이고 국민 기대에 부응하는 최소한의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 대법원장은 “더 이상 드릴 말씀은 없다. 다시 한번 국민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다시 허리를 숙여 인사한 뒤 청사로 들어갔다.

김 대법원장은 향후 법원 내부 갈등을 어떻게 봉합하고 개혁할 것인지 묻는 취재진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날 새벽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함에 따라 서울 구치소에 구속 수감됐다. 양 전 대법원장은 ‘사법 농단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돼 수사를 받아왔다. 그는 대법원장 재임 시절 법원행정처의 재판 개입 및 법관 블랙리스트 작성지시 혐의 등 40여 개 혐의를 받고 있다. 전직 대법원장이 구속된 것은 헌정사상 최초다.

강문정 인턴기자,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