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황교안 당대표 포기해라…보수 걸림돌 될 것”

입력 2019-01-24 10:45 수정 2019-01-24 11:12

꾸준히 당권 도전설이 제기되 온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전당대회에 출마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당권 레이스의 선두권에 있지만 아직 출마 선언을 하지 않은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두고는 “친박 프레임과 탄핵 프레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며 불출마를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당권을 향한 주요 인사들의 행보가 시작됐지만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분들, 나올 명분이 크지 않은 분들이 출마를 염두에 둔 행보를 보이면서 상황이 좋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구체적으로 황 전 국무총리, 오세훈 전 서울시장, 홍준표 전 대표 등 유력 당권 주자들을 겨냥하며 “당이 겪은 어려움과 혼란의 원인을 제공한 분, 당의 관리를 잘못한 분, 당의 어려움을 방관하며 어떤 기여도 해오지 않은 분 등이 당권 행보를 준비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황 전 국무총리를 언급하며 “친박 탄핵 프레임이 당내 통합은 물론,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를 위한 보수정치 통합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친박 탄핵 프레임으로 오는 2020년 총선이 공세가 아닌 수세로 치르게 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여당의 실정을 공격하기 이전에 상대(여당)가 이쪽에 공격 프레임을 작용할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정부 여당의 실정에도 수도권 선거에서 원하는 결과를 못 얻을 가능성이 있다”고 비판했다.

황 전 총리의 ‘낮은 당 기여도’도 문제 삼았다. 김 위원장은 “당과 어떤 관계도 맺지 않던 분이 당대표에 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냐”며 “너무 쉽게 얻는 것은 그 귀한 의미를 알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귀하게 생각하겠다고 백번 맹세해도 귀한 것을 달리 생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정치권의 계산이 단기적인 경향이 있어서, 황 전 총리가 당선이 될 수 있겠지만, 그 뒤에 오는 역사적 소명과 당대표가 짊어질 역사적 무게는 또 다르다”며 “출마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또 다른 유력 당권 주자인 오 전 시장과 홍 전 대표 또한 문제가 있지만, 황 전 총리의 행보가 가장 적극적이고, 당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예시로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대통령 권력의 역사적 무게를 생각 못 했던 분들이 비극을 맞았다. 당권 역시 마찬가지”라며 “그 무게를 생각하지 못하고 권한과 힘의 한쪽 면만 생각하면 당도 스스로 불행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분들이 출마하는 대신, 당내 통합의 밀알이 되겠다는 각오를 다졌으면 한다”며 “2020년 총선에서 험지에 출마함으로써 당에 기여하고, 당이 보다 새롭게 되는 데 앞장섰으면 한다”고 전했다.

심우삼 기자 s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