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이택근(39)의 폭행 사건을 폭로한 문우람(27)이 증거 사진을 공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중앙일보는 문우람이 2015년 5월 이택근에게 야구 방망이로 머리를 맞고 통증으로 얼굴이 심하게 부었던 모습을 찍은 사진이라며 얼굴 정면 사진을 24일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엔 문우람의 왼쪽 볼이 크게 부어 있는 모습이 담겼다.
문우람은 매체에 “폭행 당한 후 몸 상태가 좋지 않아 2군으로 내려갔다”며 “2군에서도 얼굴 상태가 심해 훈련에 참가하지 못하고 병원에 다녔다”고 말했다.
문우람은 이어 “이택근 선배가 삭발을 하라고 했는데, 다른 일부 선배가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해서 삭발하지 않았다”며 “다음날 이택근 선배가 트레이닝 코치와 선수 등이 있는 목동구장 웨이트 트레이닝장에서 방망이로 머리를 한 대 때렸다”고 말했다.
“라커룸에서 쉬고 있는데 이택근 선배가 나오라고 불러서 선수 출입구 쪽에서 방망이로 머리를 계속 때렸다”고 한 문우람은 “유모 선배와 박모 선배가 그 모습을 보고 뛰어와서 말려줬다. 응급실에 가서 정밀 검사를 받았다. 당시 구토를 하고 머리가 너무 어지러웠다”고 덧붙였다.
이택근 폭행 사건은 지난달 10일 문우람이 승부조작 혐의를 부인하는 기자회견을 하면서 불거졌다. 문우람은 당시 “팀 선배에게 야구 방망이로 폭행을 당했다. 머리를 7차례나 맞아 뇌진탕 증세가 오고 얼굴이 부어올라 게임에도 못 나나고 집에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택근은 지난달 19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상벌위원회에 출석해 “사건 전날 문우람의 두발 등 외모 상태를 지적하고 정리해 오라고 당부했는데 다음날 아무렇지 않게 그대로 왔다”며 “방망이 뒷부분으로 머리를 몇 대 친 것은 사실”이라고 시인했다.
이택근은 “감정적으로 폭력적으로 때린 것은 아니다”라며 “사람마다 느끼는 것이 다르다. 폭력배처럼 때리거나 악감정으로 때린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문우람은 “이택근이 감정적으로 때린 것으로 느껴졌다. 악감정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KBO는 야구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 제152조 ‘유해행위의 신고 및 처리’에 따리 이택근에게 정규시즌 36경기 출장 정지 제재를 부과했다. KBO는 “이 사안은 클린베이스볼에 반하는 행위이며,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넥센에서 외야수로 뛰었던 문우람은 2015년 승부조작을 제의하고 브로커와 전 NC 다이노스 투수 이태양 사이에서 금품을 전달한 혐의로 유죄 선고를 받고 프로야구 선수 자격을 잃었다. 그러나 결백을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열면서 이택근의 폭행 사건을 언급했다. 한편 문우람은 이번 주 내로 이택근을 형사 고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