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의원의 목포 땅 매입 의혹을 가장 먼저 보도한 SBS가 최근 한 기자회견에서 나온 손혜원 의원의 얼굴을 보이지 않게 처리한 일에 대해 “담당 실무자의 판단 착오일 뿐 다른 의도는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방송에는 문제없이 나간 것이 인터넷으로 전송되면서 빚어진 일이라고 했다.
SBS는 23일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올린 글을 통해 “지난 1월21일 SBS 뉴스 홈페이지에 보도된 ‘젊은빙상인연대, 빙상계 대부 전명규 교수 수사 촉구’ 리포트와 관련해 뜻하지 않은 오해가 확산되고 있어 그 경위를 설명드린다”며 온라인 상에 번진 손혜원 의원의 얼굴 블러(Blur·흐릿하게 만들기) 처리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최근 여러 커뮤니티에는 손혜원 의원의 얼굴이 보이지 않게 흐리게 처리한 SBS 뉴스 화면이 퍼졌다. 일부 네티즌은 SBS가 손혜원 의원을 배제하기 위해 모자이크 수준의 효과를 준 것 아니겠냐는 추측을 퍼트렸다. SBS는 지난 15일부터 탐사보도팀 ‘끝까지 판다’를 통해 손혜원 의원의 전남 목포 건물 매입을 비판하는 기사를 연속 보도하고 있다. 이날의 기자회견은 손혜원 의원이 SBS 부동산 투기 의혹 보도 후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준비한 첫 공식 일정이었다.
방송 화면 논란이 계속 퍼지자 SBS는 이에 적극적으로 해명을 나선 것이다. SBS는 “해당 리포트는 당일 낮 12시 TV뉴스에 정상적으로 방송됐다”면서 “이후 SBS 뉴스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과정에서 동영상을 인코딩한 뒤 파일로 업로드하는 담당자가 뉴스 리포트를 소개하는 섬네일 이미지 속 손혜원 의원을 블러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담당 부서는 문제를 발견한 후 손 의원의 블러를 해제하고 섬네일 이미지를 교체했지만 그 사이 블러된 이미지가 캡처돼 인터넷에 올라갔다”고 했다.
SBS는 “손 의원이 젊은빙상인연대의 기자회견을 국회에 마련해준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오히려 자신과 상관없는 기자회견에 손 의원 얼굴이 나오는 것이 손 의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해 블러 처리했다”고 설명한 담당자의의 말을 전하면서 “섬네일 이미지를 꼼꼼히 확인하지 못한 점, 관계자분들과 시청자 독자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 드린다”고 했다.
“담당 실무자의 판단 착오일 뿐 다른 의도는 전혀 없다”고 강조한 SBS는 재발 방지에 대해 신중을 기하겠다고도 했다.
구설에 오른 기사를 보도한 SBS의 이모 기자는 인터넷에 블러 처리된 화면이 돌자 페이스북을 통해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가 사실관계가 알려지자 “신중해야겠다고 반성한다”며 사과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