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범 폭행 몰랐다”던 전명규… “스케이트 날 집으로 피 나게 때려”

입력 2019-01-23 14:24
뉴시스, MBC 시사프로그램 ‘PD수첩’ 방송캡처

한국 빙상계에서 쏟아진 각종 비위의 배후로 지목된 전명규 한국체대 교수(전 대한빙상경기연맹 부회장)에게 폭행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금메달리스트 주민진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의 폭로다.

MBC 시사프로그램 ‘PD수첩’은 22일 방송을 통해 빙상계를 둘러싼 여러 의혹을 집중 조명했다. 주 전 선수는 이날 방송에서 “과거 6년 동안 국가대표팀에 있었고 그중 5년을 전명규 교수 지도를 받았다”며 입을 열었다.

MBC 시사프로그램 ‘PD수첩’ 방송캡처

이어 “(전 교수가) 경기력을 높이는 방법이라면서 주로 손이나 발로 많이 때렸다”며 “여자 선수들 같은 경우에는 머리채를 잡고 머리카락이 빠질 때까지 흔들었다. 몸이 날아갈 정도였다”고 주장했다.

또 “스케이트 날을 보호하기 위한 플라스틱 날 집으로 머리를 맞았다”며 “피가 날 때까지 폭행했다”고도 했다.

MBC 시사프로그램 ‘PD수첩’ 방송캡처

주 전 선수는 당시 전 교수의 폭행 사실을 부모님에게조차 털어놓지 못했다고 했다. 그 이유에 대해 “선수촌 안에서 일어나는 일은 절대 말하면 안 된다고 당부했고 저희는 그냥 당연히 그런 줄 알았다”고 말했다.

여준형 전 코치이자 젊은빙상인연맹 대표도 전 교수의 코치 시절 폭행을 추가 폭로했다. 그는 “여자 선수들은 맞는 게 고통스러우니 울 것 아니냐. 눈물, 콧물을 흘리니까 물을 먹여가면서 때렸다”고 주장했다.

전명규 한국체대 교수(전 빙상연맹 부회장)가 지난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빙상계 폭력 및 성폭력 사건 은폐 의혹과 관련 입장을 밝힌 후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뉴시스

앞서 전 교수는 21일 오후 기자회견을 자청해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전면 부인했었다. 그는 심석희 선수의 성폭력 피해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주장하면서 “조재범 전 코치의 상습 폭행도 몰랐다”고 했다.

또 자신이 빙상계 비위의 중심이라는 의혹에 대해서도 “그런 조건과 시스템이 돼 있지 않다”며 “한국 빙상 경기력 향상을 위해 모든 걸 바쳤다”고 반박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