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2년 연속 ‘세계의 사상가’…남북 정상 동반 선정

입력 2019-01-23 11:06 수정 2019-01-23 11:32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4월 27일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함께 넘고 있다. 판문점=한국공동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2일(현지시간) 미국 외교안보 전문매체 포린폴리시(FP)가 공개한 세계의 사상가 100인에 선정됐다. 두 정상 모두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연쇄 정상회담을 이끈 것이 선정 배경이 됐다.

FP는 문 대통령을 세계의 사상가 100인으로 선정한 배경에 대해 “서방과 북한 사이에 통로를 열기 위한 조용하고 보이지 않는 작업은 2018년 세계가 이룬 결정적 외교 업적의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올해의 사상가 50인에 뽑힌 데 이어 2년 연속 선정됐다.

김 위원장에 대해서는 “35세로 추정되는 그는 자신 정권의 장기적 안보를 극적으로 향상하는 데 성공했다”고 FP는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지난해 6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싱가포르 회담은 그로선 별 대가를 치르지 않은 채 북한 경제발전의 희망을 높였다”며 “김정은이 어떤 약속을 하든 핵무기를 포기하리라고 믿는 전문가들은 없다”고 덧붙였다.

FP는 매년 좋게든 나쁘게든 세계를 움직인 사람 100여명을 세계의 사상가로 선정한다. 올해는 세계의 사상가 선정 10주년을 맞아 지난 10년간 세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10인과 40세 이하 10인, 국방·안보, 에너지·기후변화, 기술, 경제·기업, 과학·보건, 사회운동·예술 분야 각 10인, 온라인 독자 선정 10인, 타계한 거인 10인 등도 따로 선정했다. 문 대통령은 독자 선정 10인에, 김 위원장은 40대 이하 10인에 포함됐다.

지난 10년간 세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10인에는 권위주의적 통치로 민주적 장치들을 훼손한 지도자를 뜻하는 스트롱맨이 선정됐다. FP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등을 콕 집어 스트롱맨으로 지목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런 성향을 보였다”고 꼬집었고, 김 위원장도 스트롱맨을 소개한 일러스트에 끼워 넣었다.

지난 10년간 가장 큰 영향을 미친 10인에는 이 밖에도 미투 운동에 참여한 여성들을 비롯해 앙겔라 마르켈 독일 총리,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마윈 알리바바 그룹 회장,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유럽연합(EU) 경쟁담당 집행위원, 작가 겸 CNN 진행자 파리드 자카리아, 자선단체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운영하는 게이츠 부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가 포함됐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