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통증의 원인 가운데 가장 흔한 게 ‘오십견’으로 불리는 ‘유착성관절낭염’이다. 어깨 관절을 싸고 있는 관절막에 염증이 생겨 쪼그라들고 들러붙어 통증과 함께 관절 운동 버위가 줄어드는 병이다. 대개 증상이 생기고 1~2년 정도 지나면 점차 통증이 나아지고 굳었던 어깨도 풀어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당뇨병이 있다면 어깨질환을 앓을 위험이 일반인에 비해 5배까지 높아지고 치료에 대한 반응도 더뎌 주의가 필요하다.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시행된 2007년 역학조사에 따르면 일반인은 전체의 5%만 어깨통증이 있는 것에 반해 당뇨병 환자는 그 비율이 25%에 달했다.
실제 어깨질환을 주로 다루는 날개병원이 최근 6개월간(2018년 6~12월) 오십견 환자 1203명을 조사한 결과 17.4%(209명)가 당뇨병을 동반하고 있었다고 23일 밝혔다. 오십견 환자 6명 가운데 1명꼴이 당뇨를 앓고 있는 셈이다.
당뇨가 있으면 오십견이 더 심해지는 이유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피속에 높은 포도당 농도로 인해 관절막에 염증이 심해져 관절막이 두꺼워지고 유착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보고되고 있다. 다시말해 혈당이 올라가면 오십견 증상을 유발하는 물질의 발현이 증가하는 것이다. 게다가 당뇨 환자가 경우 일반 오십견 환자에 비해 통증이 더 심하고 치료도 어려운 경우가 많다.
날개병원 이태연 원장은 “일반 오십견은 한쪽 어깨에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당뇨로 인한 오십견은 양쪽 어깨에 찾아오는 경우가 많아 환자가 통증과 불편을 더 느낀다”며 “당뇨환자는 혈당조절과 오십견 치료를 병행해야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로 어깨를 움직일 때마다 통증이 있고 옷을 입거나 머리감기, 빗질하는 등의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초기에 발견하면 휴식이나 찜질 등으로도 증상이 좋아지지만 이런 방법으로 호전되지 않으면 수면 마취 상태에서 굳은 어깨를 꺾어서 출어주는 ‘브리스망 요법’이나 관절내시경 수술 같은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