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지분 매각, 우후죽순 솟는 셈법들

입력 2019-01-22 20:00
김정주 NXC 대표. NXC

김정주 NXC 대표가 본인·특수관계인의 지분 전량(98.64%)을 매각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국내외 투자자들의 갖은 계산법이 쏟아지고 있다. 역대급 인수·합병(M&A) 거래를 앞두고 거대 글로벌 펀드들이 동시다발적인 관심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김 대표가 사업 일부를 분할 판매할 가능성도 제기됨에 따라 사고파는 당사자 모두가 상황을 민감하게 예의주시하고 있다.

게임업계와 투자은행(IB) 등에 따르면 김 대표가 내놓은 지분의 가치(10조원)를 감내하기 위해 전략적 투자자(SI)와 재무적 투자자(FI)가 손을 잡는 등 국경을 초월한 ‘눈치 싸움’이 이뤄지고 있다. 예비 입찰은 다음 달 중순에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주회사 NXC는 넥슨 일본법인의 지분 47.98%를 쥐고 있다. 아울러 NXC는 자체적으로 유모차 브랜드 스토케, 가상화폐거래소 비트스탬프 등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는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합산할 때 김 대표의 NXC 지분이 10조원의 가치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넥슨 매각 주관사는 도이치증권과 모건스탠리다. 가장 유력한 인수 주체로 거론되는 중국 텐센트의 경우 인수 자문사로 골드만삭스를 선정하고 입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투자사들이 연이어 입찰에 앞서 배포되는 투자설명서를 확인하고 나서면서 인수전은 ‘다파전’ 양상이 되는 모양새다.

당초 10조원의 현금을 단독으로 동원해 인수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때문에 덩치가 큰 글로벌 투자사들은 이해관계에 따라 다양한 컨소시엄을 염두에 두고 있다. 글로벌 투자사들은 일단 인수가 이뤄질 경우 수익이 상당부분 보장된다는 평가를 내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재무적 투자자의 인수 참여 비율이 높을 경우 단기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인수 후 구조조정 등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국내 게임업계는 김 대표가 전략적 투자자에 좀 더 비중을 싣는 쪽으로 방향을 잡길 기대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넥슨은 국내 게임역사에서 상징적 의미가 있다. 김 대표가 낸 입장문을 보면 스스로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김 대표가 단순 수익성만을 염두에 둔 결정을 내리지 않을 것이란 기대를 가능케 한다”고 전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