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수냐 홍철이냐… 벤투의 다음 선택은?

입력 2019-01-22 12:00
한국 축구대표팀 수비수 김진수가 18일 오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 두바이 NAS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훈련 전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시스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베스트 11에 큰 변화를 두지 않는 성격으로 유명하다.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 시절부터 그랬다. 한번 믿음을 준 선수를 계속 같은 포지션에 기용하는 편이다. 하지만 2019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시안컵에선 딱 한자리 예외가 있다. 김진수와 홍철이 경쟁하고 있는 좌측 풀백이 바로 그곳이다.

김진수와 홍철은 벤투 감독의 눈도장을 찍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까진 번갈아 가면서 그라운드를 밟았다. 조별리그 첫 시작이었던 지난 7일 필리핀전(1대 0 승)에선 김진수가 선발로 나섰고, 이후 2차전 키르기스스탄전(1대 0 승)에선 홍철이 기회를 받았다. 이후 3차전 중국전에선 다시 김진수가 선발 출격했다. 조별리그를 치르며 부상과 경고 누적으로 출전이 불가했던 포지션을 제외하면 선발 선수가 바뀐 유일한 포지션이다. 순번대로면 다음은 홍철이 나설 차례다.

김진수와 홍철은 서로 정반대의 스타일을 갖고 있다. 김진수가 수비적인 균형을 잡아줄 수 있다면 홍철은 이에 비해 좀 더 공격적으로 전진한다. 날카로운 왼발 크로스는 홍철의 최고 장점이다. 바레인의 미로슬라프 스쿠프 감독은 경기를 앞둔 기자회견에서 한국과의 객관적 전력 차이를 인정하며 수비적으로 나설 것을 예고했다. 그런 만큼 포백 수비라인을 바탕으로 강력한 중앙 밀집 형태의 수비 시스템을 들고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상대의 수비 약점을 파고들어 선제골을 기록하는 것이 관건이다. 보다 공격적 재능을 가진 홍철의 선발출전이 예상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홍철이 지난 11일(현지시간) 키르기스스탄과의 2019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시안컵 조별리그 경기에서 상대 선수에게 볼을 차단 당하고 있다. AP뉴시스

홍철은 지난해 벤투호의 6차례 A매치 평가전에 모두 출전한 선수였다. 그런 만큼 이번 아시안컵에서도 확고한 주전으로 자리매김할 듯했으나 현재까진 김진수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소집훈련 때 처음 벤투호에 합류한 김진수가 팀 훈련 과정에서 벤투 감독에게 특별히 눈도장을 받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김진수를 지켜본 벤투 감독은 박주호를 포기하면서까지 이번 아시안컵 최종명단에 그를 포함했다.

김진수는 지난 18일 훈련을 앞두고 취재진 앞에서 홍철과의 경쟁 구도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감독님께서 (선발 선수 선택을 두고)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시는지 선수 입장으로 저도 궁금하다”고 운을 뗀 그는 “경쟁보다는 우승을 향해 한 방향을 보고 같이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서로 많은 조언을 하고 있다. 누가 뛰든 지금보다 더욱 경기력이 올라올 것”이라며 동료애를 드러냈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