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제보자들에 나온 ‘울산 남구 아파트’ 내부 들여다보니…

입력 2019-01-22 06:21

새 아파트를 분양 받고도 입주하지 못하는 울산 남구 주민들의 사연이 방송을 통해 공개돼 대중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때문에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 올라온 관련 청원이 주목 받고 있다.

21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제보자들’에서는 ‘새 아파트 하자 논란, 9개월째 떠도는 주민들’ 편이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서 아파트 입주자 대표 위원회 회장은 2018년 4월 아파트 준공 예정일이었지만 2019년 1월까지 9개월째 입주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사전점검 당시 아파트 내부가 엉망이었기 때문이다.

이들이 공개한 영상엔 작은 힘에도 흔들려 위험해 보이는 난간과 수평이 맞지 않은 거실 바닥에 내려놓은 공이 저절로 굴러가는 모습이 담겼다. 천장과 벽에 물이 새는 것은 물론 세대 안에 천장이 뜯어져 있는 등 곳곳에 하자가 발견됐다.



입주자 대표 위원회 회장은 “사전점검 당시 하자가 가구당 100건 정도 됐다”며 “그래서 아파트 전 세대의 총 하자가 5만 건 정도 나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입주민들은 애초에 설계계획과 다르게 시공된 부분이 많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제작진이 살펴본 결과 실제 세대 내부 천장 높이와 대피공간, 외벽마감에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천장 높이는 타 건물보다 10㎝더 높다고 홍보한 것과 달리 6㎝가량 더 낮았다. 화재를 위해 마련된 대피공간엔 에어컨 실외기 외에 다른 것은 없어야 하지만 우수관이 들어가 있었다.



외벽마감도 드라이비트 소재로 되어 있어 두드리면 빈 소리가 났다. 실제 벽체 안은 스티로폼으로 구성돼 있었다. 경미한 설계변경은 주민들의 동이 없이 추진할 수 있지만 중대한 변경은 주민 80%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중대한 설계변경이라고 주장한 반면 건설사는 경비한 설계 변경이라고 반박했다.



담당 지자체에서는 아파트의 시행사와 시공사를 건축법위반 혐의로 고발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시행사와 시공사에서는 아파트에 문제가 없을 뿐 아니라 주민들의 악의적인 민원으로 인해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방송 직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울산 호수공원 사태를 해결해 달라’는 내용의 게시물이 네티즌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이 청원은 지난 20일 올라온 것으로 이틀만에 2000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엔 입주 예정일이 9개월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공사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으며 그마저도 오시공, 미시공, 부실시공 등으로 관할구청에서 서울강남경찰서로 고발한 상태라는 내용이 담겼다.

청원자는 “언제 입주할 수 있을지 기약도 없는 상황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용서를 빌어야 하는 건설사는 오히려 계약자들의 정당한 민원과 집회를 이유로 공사가 지연됐으며 명예가 훼손됐다며 예비 입주자 대표를 계약해지 시키고 고발한다는 내용증명까지 보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청원자는 이어 “악랄한 건설사가 더 이상 국민들의 절박한 심정을 이용해 자기들의 실속만 챙기려 하지 못하도록 법의 엄중함을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