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나 받아라’… 한국 축구, 로또 크로스는 그만

입력 2019-01-21 12:25 수정 2019-01-21 12:45
손흥민, 황의조, 황희찬 등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8일 오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NAS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훈련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은 2019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시안컵에서 같은 문제를 반복하고 있다. 부정확한 크로스가 바로 그것이다. 크로스는 측면을 뚫고 진격하면서 골문으로 공을 투입하는 공격 방법을 말한다.

한국은 2대 0으로 완승했던 지난 16일 중국과의 조별리그 3차전을 제외하곤 앞선 1·2차전에서 공격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정황은 한국의 득점 장면을 살펴보면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한국은 필리핀, 키르기스스탄, 중국을 상대로 총 4골을 터뜨렸다. 이 중 전술로 풀어낸 필드골은 단 1골. 나머진 황의조의 페널티킥 1골, 김민재의 세트피스 헤더 2골이다. 김영권과 김민재가 이끄는 견고한 포백수비가 아니었으면 승리의 향방은 바뀌었을지 모른다.

대부분의 아시아 팀들은 한국을 상대로 객관적인 전력 차이를 인정하고 중앙 밀집 형태의 수비로 나선다. 잔뜩 내려앉아 페널티박스에 모든 선수가 연습된 플레이를 바탕으로 단단한 수비를 펼친다. 그러면서 빠른 측면역습이나 긴 롱볼 크로스를 통해 위협적인 한 방만을 엿본다. 수비라인과 미드필더 라인의 타이트한 간격조절을 통해 상대의 슛조차도 최소화한다. 조별리그를 소화하며 한국이 공격에 어려움을 겪었던 이유는 수비적으로 나선 상대에게 공간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상대가 수비적으로 나서다 보니 자연스레 공격의 물꼬는 측면으로 틀어지게 된다. 지역 방어를 하며 중앙에선 슛할 공간조차 내주지 않는다. 수비 지향적인 팀을 상대론 크로스의 숫자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 상대의 밀집 수비가 거세다 보니 중앙에서 짧은 패스를 이용한 공격은 효율성이 떨어진다.

지난 3경기 동안 한국의 크로스는 아쉬움이 남았다. 3경기를 치르며 총 59개의 크로스를 시도했으나 이 중 성공한 것은 단 14개에 불과했다. 23.7%의 성공률이다. 아시안컵 참가국 가운데 가장 높은 성공률을 기록한 일본(30%)보다 6%가량 낮은 기록이다. 특히 1, 3차전을 뛴 김진수는 18개의 크로스 중 단 3개만을 성공시켰다. 오른쪽 풀백 이용 역시 15개의 크로스를 날렸으나 동료에게 전달된 것은 단 3개였다. 김신욱이나 석현준과 같이 제공권에 강점을 보이는 장신의 선수가 없는 것도 한몫했다.

한국은 지난해 러시아월드컵에서도 크로스 성공률이 미흡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해선 안 된다. 크로스를 가다듬어 공격 성공률을 높여야 한다. 크로스 공격의 개선은 손흥민과 황의조 외에 또 다른 득점 루트를 찾아야 하는 벤투호의 가장 큰 숙제이기도 하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