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행 결심 굳힌 김민재, 英 매체까지…그의 마음은?

입력 2019-01-21 07:23 수정 2019-01-21 10:17
김민재가 16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알 나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AFC 아시안컵 C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골을 넣고 있다. 뉴시스

한국 축구대표팀 수비수 김민재(22·전북)가 뜨거운 이적설의 중심에 섰다.

그의 유력한 차기 행선지로 꼽히는 곳은 중국 슈퍼리그 소속 베이징 궈안이다. 베이징은 김민재에게 연봉 약 42억원을 약속하며 그의 마음을 흔들었다. 계약 기간 4년 동안 그가 받게 될 금액은 총액 1500만 달러(약 166억원)로 현재 전북에서 받는 연봉 5억원의 약 8배 수준이다. 2019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시안컵이 끝나면 그의 베이징 합류는 기정사실로 되는 분위기였다.

변수가 생겼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의 왓포드가 그에게 러브콜을 보낸 것. 왓포드는 2018~2019 시즌 프리미어리그 20개 팀 가운데 7위(21일 기준)에 올라있는 신흥 강호다. 대표팀 선배 박주영이 과거 몸담았던 곳이기도 하다.

왓포드는 지난 시즌 팀의 중앙 수비를 책임졌던 세바스티안 프뢰들(31·오스트리아)이 무릎 부상으로 리그 1경기 출장에 그치고 있어 곧바로 전력으로 활용될 수 있는 수준급 센터백이 필요했다. 최근 파울루 벤투 감독의 지휘 아래 A대표팀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보인 김민재가 그들의 레이더망에 들었다. 190㎝ 80kg의 탄탄한 피지컬을 바탕으로 다른 유럽 수비수와의 경쟁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으리라 판단했다.

백승권 전북 단장은 20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왓포드의 공식적인 김민재 영입 제안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왓포드 측 대리인과 구단 담당자가 김민재의 완전 이적과 함께 구체적인 이적료를 제시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김민재의 마음이다. 백 단장 주장에 따르면 김민재는 이미 중국행으로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자연스레 왓포드와의 협상 여지는 없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 현지 언론까지 김민재의 프리미어리그 진출설을 보도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21일 오전(한국시간) “왓포드가 김민재의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11경기를 뛴 그의 A대표팀 기록과 함께 프리미어리그 공격수들이 그를 두려워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김민재가 16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알 나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AFC 아시안컵 C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뉴시스

프리미어리그 이적 시장은 오는 31일 마감 셔터를 내린다. 김민재가 곧바로 왓포드로 향하기 위해선 이달 내로 워크 퍼밋을 비롯해 비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이 아시안컵에서 무사히 결승전까지 오른다면 대회 종료 시점은 2월 1일. 그렇게 되면 김민재는 열흘 이상 UAE에 더 머물러야 한다. 만일 왓포드로 향한다면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계약을 체결하고 실제 이적은 여름에 할 가능성이 크다.

김민재는 K리그에서 더 이룰 것이 없다. 그의 소속팀 전북(승점 86점)은 지난 시즌 2위 경남(승점 65점)과 무려 승점 21점 차의 압도적인 우승을 했다. 김민재가 지키는 전북의 수비진은 38경기에서 단 31골만 내주는 짠물 수비를 과시했다. 김민재는 이를 인정받아 2년 연속 베스트11 수비수에 선정됐다. K리그는 이제 그가 몸담기엔 ‘작은 우물’이다.

더 큰 무대로 나가려는 김민재의 다음 행선지는 2019 아시안컵이 끝나면 곧바로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UAE에 머무는 김민재의 마음이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할 것으로 보인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