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업무정지) 사태가 역대 최장기 기록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 주요 도시에서 세 번째 여성의 행진(Women’s March) 시위가 열렸다.
미 워싱턴DC, 로스앤젤레스, 영국 런던, 독일 베를린, 그리스 아테네 등에서 19일(현지시간) 진행된 여성의 행진 시위에 수십만명의 시민이 참여했다고 AP통신 등은 보도했다. 특히 워싱턴DC의 경우 10만명이 모였다. 지난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다음날에 처음 열린 이 시위는 이날로 세 번째 진행되는 것이다.
미국에서 열린 시위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성차별적인 행보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뤘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성추문과 여성비하 발언, 고교시절 성폭행 의혹을 받았던 브렛 캐버노 대법관이 의회 승인을 받은 것에 대한 여성들의 성토가 빗발쳤다. 시위대는 “우리는 아직도 캐버노 때문에 화난다”는 푯말을 들고 행진했다고 AP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하는 2020년 대선에 더 많은 여성들이 투표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NBC방송은 이 시위에 여러 세대의 여성이 참여했다는 점을 짚었다. 두 살배기 딸을 데려온 하리 사니(36)는 “내 딸은 뱃속에서 첫 번째 시위에 참가했다”며 “나와 딸은 남성과 동등한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어린 딸과 시위에 참여한 또 다른 엄마 케이틀린 호핑(33)은 “아이들에게 미래에 대한 훌륭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행진 현장에서 더 많은 딸들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NBC에 말했다.
런던에서 진행된 행진에서는 성차별적인 사회구조를 비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행사를 주도한 숄라 모스 쇼바미무 교수는 연설에서 “이번 시위는 여성의 업무환경과 생활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며 “사회시스템이 여성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여러 통계가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런던 시위대는 “여성의 힘(Girl Power)"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했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