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입국 때와 마찬가지로 특급 의전으로 김 부위원장 일행을 배웅했다. 김 부위원장은 워싱턴에서 잠행에 주력했다. 공식 일정을 제외하곤 숙소에서 두문불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있었던 김 부위원장과의 면담에 대해 “믿을 수 없을 만큼 좋은 만남이었다”고 말하면서 그의 귀국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김 부위원장은 이날 오후 3시 35분 워싱턴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출발해 중국 베이징으로 가는 에어차이나 818편을 타고 출국했다. 김 부위원장은 경유지인 베이징을 거쳐 북한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김 부위원장은 비행기 출발 예정 시각보다 2시간여 이른 오후 1시10분쯤 덜레스 공항에 도착했다. 김 부위원장은 공항 1층 중앙에 마련된 귀빈 전용 출국 수속대를 통해 곧바로 통제구역 안으로 들어갔다.
숀 롤러 국무부 의전장과 마크 내퍼 동아태 부차관보 대행 등 한반도 라인 인사들이 김 부위원장 일행을 배웅했다. 귀국길에도 롤러 의전장이 모습을 드러낸 것은 미국 정부가 김 부위원장에게 예우를 다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부위원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입을 닫았다. 최강일 외무성 북아메리카국장 직무대행은 “노코멘트”라고 짧게 답했다.
앞서 김 부위원장은 낮 12시40분쯤 숙소인 워싱턴 듀폰서클 호텔 로비에 나타났다. 2박 3일 동안 호텔 건물 뒤편의 화물용 쪽문을 이용했던 김 부위원장이 로비에 등장한 것은 처음이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김 부위원장은 일부 취재진을 보고 놀란 듯 기둥 뒤에서 잠시 머뭇거렸다. 그의 수행원 중에선 “기자들이 있네”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북한과 미국은 김 부위원장 귀국 과정에서 연막작전까지 썼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오전 11시30분쯤 김 부위원장이 줄곧 지나다녔던 화물용 쪽문에 대기하던 경호 차량이 시동을 걸고 호텔을 떠났다. 이에 따라 김 부위원장이 호텔을 떠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그는 1시간10분쯤 뒤에 호텔 로비에 나타났다.
김 부위원장은 2박 3일 동안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의 고위급 회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백악관 면담 등 공식 일정을 제외하곤 호텔에 계속 머문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5월 말 뉴욕을 방문해 적극적으로 움직였을 때와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