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라인에 새로운 최상위 포식자가 등장했다.
담원 게이밍 탑라이너 ‘너구리’ 장하권이 LCK 탑라이너들을 연달아 잡아먹고 있다.
담원은 19일 서울 종로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19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정규 시즌 1라운드 경기에서 kt 롤스터를 세트스코어 2대0으로 완파했다. 담원은 이날 승리로 2승0패(세트득실 +4)를 기록, SK텔레콤 T1과 같이 공동 1위에 올랐다.
전 선수가 고르게 활약했지만, 그중에서도 장하권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특히 블라디미르를 선택한 2세트에서 라인전-대규모 교전 모두 만점짜리 플레이를 선보였다. 적재적소 스킬 사용이 이뤄질 때마다 kt 선수들은 손도 써보지 못한 채 회색 화면을 맞이했다.
싱싱한 피는 너구리의 주식이다. LCK 탑클래스로 인정받기에 손색없는 블라디미르 숙련도다. 지난해 KeSPA컵에서 ‘칸’ 김동하를 압박했던 챔피언이 종로에서도 빛나고 있다. 16일 젠지전에서 4킬 1데스 3어시스트를, 19일 kt전에서 9킬 3어시스트 노 데스를 기록했다.
AP 메이지부터 하드 탱커까지, 특징이 전혀 다른 다른 챔피언을 모두 유연하게 다룬다. 이제 담원을 상대하는 팀은 장하권이 롤챔스에서 선보인 갱플랭크, 제이스 등도 고려해야 한다. KeSPA컵에서 실력을 증명한 라이즈, 빅토르, 우르곳 등의 카드도 남아있다.
이처럼 장하권이 날아다니자 담원의 다른 선수들도 덩달아 살아나는 분위기다. 특히 정글러 ‘캐니언’ 김건부와 미드라이너 ‘쇼메이커’ 허수가 성공적으로 실전 무대에 적응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두 선수는 kt전에서 ‘스코어’ 고동빈과 ‘비디디’ 곽보성 상대로 백중세를 이뤘다.
지난해 담원을 잡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너구리 죽이기’였다. 노골적으로 장하권이 지키는 탑라인만을 공격해 그의 캐리력을 억제하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지금처럼 장하권과 다른 라이너 간 시너지 효과가 나오기 시작한다면 이 방법 또한 효과가 반감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담원에 대한 보다 정확한 평가는 다음 주에 이뤄진다. 우승 후보로 꼽히는 두 팀을 연이어 만난다. 오는 25일 이들의 천적으로 꼽히는 그리핀과 대결한다. 27일에는 SK텔레콤 T1과 맞붙는다. 이들이 우승 경쟁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를 결정하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