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김용균이다… ‘위험의 외주화’ 제발 그만”

입력 2019-01-19 16:07
19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에 참가한 이들이 비정규직 철폐, 위험의 외주화 금지, 고 김용균씨 사고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용균씨의 사망 사고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렸다. 추위와 미세먼지에도 거리에 나온 집회 참가자들은 “내가 김용균이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었다. 김씨의 사고로 다시 한번 떠오른 ‘위험의 외주화’ 문제에 대한 성토가 집회를 가득 채웠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19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주최측 추산 1만명이 참가한 가운데 이 같은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다. 그간 노동계와 시민사회에서는 “사고 조사를 넘어 구조적 문제를 조사해야 한다”는 문제제기가 많았다. 노동계에서 김씨의 사망사고는 사회적 타살로 규정됐다.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위험의 외주화’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은 여전히 없고, 정부와 수사기관의 조사, 근로감독, 안전보건진단으로는 진상 규명이 어렵다는 지적도 되풀이됐다.

이날 민주노총은 발전소 비정규직(연료환경설비운전, 경상정비)의 발전 5개사 직접고용 등 ‘위험의 외주화’ 금지를 거듭해 주장했다. 정부 유족 시민대책위가 모두 참여하는 공동 진상조사를 제안했고, 발전소 비정규직 작업 안전 확보와 주 52시간 상한 준수를 위한 즉시 인력 충원을 요구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위험의 외주화’ 문제는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만으로는 풀 수 없다”며 “대통령과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부터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약속을 철저히 살피고 계획을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에 이어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는 제5차 범국민 추모제를 진행했다. 앞선 추모제에서는 고인의 모친 김미숙씨가 단상에 올라 발언하기도 했다. 김씨는 지난 추모제에서 “용균이는 회사에서 인간 취급도 못 받고 아무런 저항도 못 하다가 나라에서 구조적으로 살인 당한 것”이라며 “나라가 책임지지 않고는 다른 용균이가 무수히 반복적으로 희생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