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미 3국의 북핵 문제를 담당하는 인사들이 스웨덴 스톡홀름에 집결한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으로부터 ‘바통’을 넘겨받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과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간 ‘샅바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미 국무부는 18일(현지시간) 비건 특별대표가 19~22일 스웨덴 외교부가 주최하는 국제회의 참석차 스톡홀름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비건 특별대표의 북측 카운터파트인 최 부상은 이미 지난 17일 스톡홀름에 도착했으며, 우리 측 북핵 협상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8일 밤늦게 스톡홀름에 내렸다.
김 부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은 물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까지 만났음에도 양측은 이번 고위급회담의 결과로 2차 정상회담의 대략적 시기(2월 말)만 발표했다. 따라서 비핵화 로드맵과 미국의 상응조치 등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성패를 가를 핵심 의제에 대한 ‘디테일 싸움’도 이제 시작됐다.
2차 정상회담 전까지 최 부상과 비건 특별대표에게 주어진 시간은 한 달 안팎이다. 지금부터 양측의 실무 협상팀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북·미 간 새로운 관계수립,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 등 지난해 6월 1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사항들의 구체적인 이행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지난해 1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미국은 ‘완전한 비핵화’, 북한은 제재 완화 주장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어 양측의 이견차를 좁히는 일이 쉽지 않은 상태다. 특히 북한의 단계별 비핵화 조치에 대응하는 미국의 단계별 상응조치를 ‘매칭’하는 일이 가장 큰 과제다.
다만 미국이 지난해 말부터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 제재 예외 가능성을 시사하고, 비건 특별대표를 주도로 다소 완화된 비핵화 로드맵 제안이 작성된 상태라 이번 스톡홀름 협상에서 극적인 타결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