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의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발표는 18일(현지시간) 방미 중인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백악관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면담한 직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부위원장 간 면담은 이날 낮 12시 15분부터 1시 35분까지 90분 동안 이뤄졌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회동 이후 기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부위원장이 90분 동안 북한의 비핵화와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논의했다”면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은 2월 말쯤 개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기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회담 장소는 추후 발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면담에서 김 부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 위원자의 친서를 직접 전달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샌더스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선 이번 면담을 “생산적(productive)”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북·미는 북한이 핵무기 시설을 포기할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대화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그러면서도 “미국은 북한의 ‘최종적이고 검증된 비핵화’를 볼 때까지 압박과 제재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북한이 인질들을 석방하고 다른 조치들을 취하는데 있어 좋은 단계를 거치고 있으며 신뢰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트럼프·김영철 면담의 결과가 예상보다 긍정적이지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번 면담에서 북·미는 2월 말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라는 대략적인 윤곽에만 합의했다. 백악관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시기와 장소를 발표하지 않았고, 대북 제재 입장을 강조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이유다. 김 부위원장은 비핵화에 대한 상응 조치로 미국의 제재 완화를 요구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 조치 우선 입장을 고수해 면담에서 북·미가 이견을 좁히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
앞서 김 부위원장은 이날 오전 숙소인 듀폰서클 호텔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과 북·미 고위급 회담을 50분 동안 가졌다. 이어 김 부위원장은 차편으로 백악관으로 이동해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했다. 그리곤 오후 2시쯤 폼페이오 장관과 숙소로 돌아와 점심식사를 함께 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