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가 ‘약점’에 대처하는 방법

입력 2019-01-19 05:21 수정 2019-01-19 10:29
SK텔레콤 T1 선수단. 라이엇 게임즈

‘드림팀’이라는 칭호 이면에는 ‘팀워크’라는 그림자가 드리워있었다. 호흡 문제가 시즌 내내 팀을 괴롭힐 거란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드림팀은 이른 시기에 강호를 상대로 완벽한 팀워크를 구현했다.

SK텔레콤 T1은 18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19 스무살우리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에서 아프리카 프릭스를 2대 0으로 꺾었다.

2세트 도합 54분이 걸린, 압도적인 승리였다. SKT는 개인기, 팀워크 어느 하나 빠지는 것 없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특히 최근 강조되고 있는 상체 중심의 메타를 정확히 읽고, 대응해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더 이상 SKT의 팀워크는 약점이 아니었다.

1세트 초반, SKT는 데스를 기록하지 않고도 골드에서 열세에 몰렸다. 자칫 스노볼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불안한 줄타기를 이어가는 상황.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페이커’ 이상혁의 우르곳이 상대 정글의 갱킹으로 이른 시간 쓰러졌다. 아프리카가 주도권을 쥐는 모양새였다.

그러나 SKT에는 ‘클리드’ 김태민이 있었다. 엘리스를 고른 김태민은 이상혁의 우르곳과 찰떡호흡으로 잇달아 ‘유칼’ 손우현을 처치했다. 특히 사이드라인 전투 분위기를 잔뜩 고양하며 갈리오의 움직임을 강제한 뒤, ‘고치’ ‘경멸’ 등 군중제어기를 정확히 연계하며 킬 포인트를 따낸 장면은 단연 일품이었다.

미드에서의 계속된 득점이 결국 SKT를 승리로 이끌었다. 김태민은 1세트에서 1킬 노데스 8어시스트로 킬 관여율 90%를 기록했다. 15분까지 관여율은 100%다. ‘페이커’의 우르곳은 전체 대미지 딜 1위를 기록하며 기대에 부응했고, ‘칸’ 김동하의 피오라 역시 기다림에 보답하듯 집요한 사이드 공략으로 팀 승리의 축을 감당했다.

분위기를 탄 SKT의 2세트도 거침이 없었다. 이번에는 아프리카가 강력한 글로벌 궁극기를 지닌 카서스(스피릿)+갱플랭크(기인) 변칙 조합을 꺼냈다. 6레벨까지 무난하게 시간을 보낸 아프리카는 조합 강점을 살리기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을 시작했지만, SKT의 기민한 팀워크에 시나브로 주도권을 내줬다. SKT는 이즈리얼-브라움 조합으로 상대 바텀 듀오를 강하게 몰아붙였다. 신짜오를 고른 김태민은 이번 세트에서도 미드 위주로 공략하며 라인을 스왑한 ‘기인’ 김기인의 갱플랭크를 압박했다.

바텀에서의 우위가 곧바로 화염 드래곤 버프로 이어졌다. 백미는 14분이다. 김태민의 신짜오가 정글에서 포위돼 쓰러졌지만 탑, 미드, 바텀에서 신속하게 합류해 전투 구도를 유리하게 만들었다. ‘테디’ 박진성 이즈리얼의 정확한 스킬 적중은 팀 파이트의 화룡점정이다. ‘칸’ 김동하의 빅토르는 미드에 합류해 정확히 킬각을 쟀다.

우위를 점한 SKT는 정글 시야를 장악했다. 이후 2인 1조로 움직이며 상대 챔피언을 차근히 끊어나갔다. 정확한 스킬 활용과 어그로 핑퐁이 한껏 올라온 SKT의 팀워크 수준을 증명했다. 빠르게 스노볼을 굴린 SKT는 내셔 남작을 차지하며 2대 0 완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