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특별 의전과 삼엄한 경호로 김 부위원장을 맞았다. 북·미 비핵화 협상의 미국측 실무대표인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공항에서 김 부위원장을 영접했다. 숀 롤러 국무부 의전장의 모습도 포착됐다. 백악관에는 의전장이 없기 때문에 국무부 의전장이 외국 정상이나 장관급 의전을 담당한다. 미국 정부로선 상대한 예우를 갖춘 셈이다.
김 부위원장 일행은 미국 측의 경호를 받으며 일반인 통로를 이용하지 않고 귀빈실 쪽으로 이동해 입국 수속을 마친 것으로 보인다. 김 부위원장은 공항 귀빈실에서 비건 대표와 잠시 환담을 나눴던 것으로 알려졌다.
입국심사장 바깥 VIP 주차장에는 검은색 SUV 3대가 대기했다. 김 부위원장은 항공기 착륙 1시간 뒤인 오후 7시 32분쯤 준비된 차량에 탑승했다. 이번에도 통제구역을 이용했다. 북측 일행을 태운 3대의 SUV 차량 뒤에 2대의 SUV 차량이 따라붙어 이동했다. 경찰차 2대는 모두 5대의 SUV를 호위했다. 이번 경호는 국무부 외교경호실(DSS)이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의 입국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한국과 미국·일본 언론 등 50여명의 취재진이 몰렸다.
김 부위원장 일행은 워싱턴 시내 듀폰서클 호텔에 투숙했다. 김 부위원장 일행은 호텔에서도 취재진을 피해 별도 출입구를 이용했다. 김 부위원장은 특별한 일정 없어 호텔에서 휴식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위원장 일행은 이 호텔 8층 전체를 통째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듀폰서클 호텔은 백악관에서는 1마일(1.6km), 주미 한국대사관과는 0.8마일(1.3㎞) 떨어진 거리에 있다.
김 부위원장은 18일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 모두 백악관 면담에 대해선 공식 발표를 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면담과 관련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AP통신은 김 부위원장이 호텔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을 만난 뒤 백악관으로 이동해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AP통신은 익명의 백악관 관리가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많은 긍정적인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북·미 물밑협상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이 관리는 또 “북·미는 비핵화라는 목표의 진전을 만들기 위해 함께 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부위원장의 면담이 성공적으로 끝날 경우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가 18일 발표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