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상씨’ 문영남 또 통했다…‘황품’과 막장 대모 빅매치 본격화

입력 2019-01-18 11:12
문영남 작가의 신작 '왜그래 풍상씨'의 한 장면. KBS 제공


주말극이든 미니시리즈든 ‘콩가루 가족’의 힘은 위대했다. ‘막장 대모’ 문영남 작가의 신작 ‘왜그래 풍상씨’(KBS)가 방송 단 2주 만에 10%(닐슨코리아) 시청률을 돌파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그간 주말극에서 가족 이야기를 쉽고 속도감 있게 풀어내며 흥행을 이끌었던 그의 강점이 유감없이 발휘되는 모양새다.

드라마는 중년 남자 풍상씨가 네 명의 동생을 뒷바라지하며 좌충우돌하는 일상을 그린다. 17일 방송된 7, 8회의 시청률은 각각 8.1%, 10.2%를 기록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맏형 이풍상(유준상)이 동생들이 벌려놓은 사건사고를 수습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셋째 정상(전혜빈)이 불륜 문제로 인해 병원에서 쫓겨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된 풍상은 피해자인 진지함(송종호)의 아내를 찾아가 무릎을 꿇었다. 이에 더해 넷째 화상(이시영)이 집을 나가는 등 풍상을 궁지에 모는 동생들의 속 터지는 사고들이 이어졌다.

특히 돋보인 건 배우 유준상이었다. 그는 바람 잘 날 없는 동생들로 인해 눈물 콧물이 범벅되는 풍상의 모습을 화면 속에 다채롭게 담아내면서 극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왕가네 식구들’(KBS2·2013) ‘조강지처 클럽’(SBS·2007) 등에서 4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한 문 작가의 필력은 강렬한 캐릭터 설정과 시퀀스에 녹아든 휴머니즘에서 돋보였다.

‘왜그래 풍상씨’가 빠른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면서, 또 다른 막장극 대모 김순옥 작가의 ‘황후의 품격’(SBS)과의 경쟁도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 작가는 ‘아내의 유혹’(2008·SBS), ‘내 딸, 금사월’(2015·MBC) 등을 내며 흥행을 이끌어온 스타 작가다. 이번 작품도 쾌속 전개와 자극적 설정 등에 힘입어 꾸준히 15% 내외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같은 날 방송한 33, 34회 시청률은 각각 12.2%, 15.2%로 집계됐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