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리그에서 마지막 퍼즐 맞추기에 애를 먹었던 kt 롤스터는 결과적으로 ‘베테랑’과 ‘LCK 쌩 신입’이 동존하는 팀이 됐다. 각 라인별로 새 선수가 대거 수혈되며 팀 균형이 매우 중요해졌지만 대회 첫 경기에서는 그 갭(gap)을 메우지 못했다.
kt는 17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한화생명과의 2019 스무살우리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에서 1대 2로 역전패했다. 1세트에서 승리를 거머쥐었지만, 2, 3세트에서 밸런스가 무너지며 패배의 쓴 맛을 봤다.
문제점이 뚜렷하게 드러난 경기였다. kt는 한 번 불리한 상황에 놓이면 좀처럼 역전의 발판을 놓지 못했다. 상황을 뒤집을만한 번뜩이는 플레이가 필요했지만, 팀적인 움직임에서 지나치게 경직됐다.
1세트는 kt의 승리였다. 이견 없이 백전노장 ‘스코어’ 고동빈이 지배한 경기였다. 그라가스를 고른 그는 이른 시간 탑, 미드에서 잇달아 킬을 냈다. 상체 주도권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평가되는 시기에 이 같은 초반 차이는 승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른 시간 골드 격차를 벌린 것이 마지막까지 무사히 이어졌다.
1세트 MVP를 받은 고동빈은 4킬 노데스 7어시스트로 84.6%의 킬 관여율을 보였다. 15분까지의 킬 관여율은 100%다. ‘스멥’ 송경호는 탑에서도 갈리오가 쓰일 수 있음을 보여줬다. 또 다른 베테랑 ‘눈꽃’ 노희종은 탐켄치를 골라 아군의 리스크를 적절히 발라냈다.
그러나 2세트부터 우려했던 문제가 수면위로 떠올랐다. 한화가 올라프를 골라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밀어붙이자 kt의 팀 밸런스가 무너졌다. 조이를 고른 ‘비디디’ 곽보성이 전체 2위에 달하는 딜링을 뿜었지만 상황을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선수간 호흡 문제가 치명적인 손해로 이어졌고, LCK 데뷔전을 치른 ‘제니트’ 전태권은 다소 의존적인 모습을 보였다. 불리함을 뒤집을만한 번뜩이는 플레이가 나오지 않으며 결국 kt의 일방적인 패배로 경기가 끝났다.
3세트도 불리함을 뒤집을 뒷심이 부족했다. ‘스코어’ 고동빈의 신짜오가 이른 시간 미드에서 2킬을 만들며 고군분투했다. 1세트와 비슷한 양상이었지만, 한 번의 교전에서 한화가 주도권을 빼앗았다. 바텀 전투에서 ‘트할’ 박권혁의 사이온이 궁극기 ‘멈출 수 없는 맹공’을 상대 챔피언에 정확히 적중시키며 ‘에이스’를 띄웠다. 다시금 열세에 몰린 kt는 무난하게 타워를 밀리며 오브젝트를 빼앗겼다. kt는 또 무기력하게 넥서스를 내줬다. 여러모로 kt에겐 많은 과제가 남는 한 판이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