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소금은 녹으면 형체도 색깔도 없어지지만 맛을 낸다. 오염된 강을 치유하는 건 그 속으로 뛰어든 어린 아이의 순수함이다. 세상에 소금과도 같은 복음을 전하며 특유의 순결함으로 오염된 우리를 깨끗케 하신 주님.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고민의 해답을 얻기 위해 무작정 배낭을 메고 떠난 여행에서 이런 창조주 하나님의 마음을 알게 됐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EMT선교회 대표이자 청소년 사역자인 서종현 선교사가 45개국을 여행하며 만난 하나님의 마음을 ‘로드온더로드’(샘솟는기쁨)에 담았다. 여행지 특유의 불안하고 위태로운 환경에서 그가 만난 하나님 사랑과 긍휼 그리고 복음을 함께 엮었다.
17일 서울 중구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서 선교사는 “인도의 오염된 갠지스강에 거리낌 없이 뛰어든 아이의 모습을 보며 내가 영적으로 오염된 강이라면 주님은 내게 첨벙거리며 뛰어든 아이와도 같다는 걸 알게 됐다”고 고백했다. 그 모습에서 하나님께서 오염으로 가득 찬 이 땅에 예수로 오신 복음의 참된 의미도 깨달았다.
그렇게 그는 지난 9년간 여행지 곳곳에서 창조주 하나님을 만났다. 여행은 보통 자신을 찾는 것이라 이야기 하지만 그의 여행은 창조주 하나님을 찾는 것이었다.
라오스에서는 현지인들과 부대끼며 덜컹거리는 버스를 타고 7시간을 여행하는 동안 우리와 함께 살기 원하시는 주님의 마음을 깨달았다. 때론 뒷자리 아이의 구토를 받아내기도 했고 버스 냉각수를 보충하기 위해 현지인들과 함께 자신의 소변을 보태기도 했다. 그렇게 우리 삶에 직접 오셔서 우리를 알기 원하셨던 주님의 마음을 알게 되자 그는 오히려 기뻤다고 말한다.
그는 만약 주님이 지금 이 시대에 오셨다면 청바지에 선그라스를 끼고 패스트푸드를 드시며 우리 곁에 계실지도 모른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렇게 하나님께서 우릴 이해하기 위해 이 땅에 오신 것이 복음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에레츠교회는 정현 목사도 서평에서 이렇게 말했다. “하나님 나라는 일상에 숨겨 있으며, 하늘의 평안은 주님의 길을 걷는 여정 속에 있다.”
볼리비아 우유니소금사막에서는 남들이 자연의 위대함과 멋진 풍경에 놀라고 있을 때 “세상의 소금이 되라”는 주님 말씀을 깨닫게 됐다. 그는 거기서 소금처럼 세상에 뿌려지고 녹아서 간을 내되 자신의 이름이 아닌 복음을 드러내는 삶을 살라는 깨달음과 가르침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책을 청소년이나 청년들이 읽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어디로 갈지 몰라 방황하고 있는 이들에게 해주고픈 이야기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도 청년 시절 방황을 많이 했다. 중학교 시절엔 칼에도 찔려봤고 군 입대 후엔 부적응자로 찍혀 병원에 입원도 해봤다. 하지만 그 속에 복음이 들어가자 그는 더 이상 세상 속의 불량품이 아니었다. 책 속에는 “내가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야하는지에 대한 영적 좌표만 알면 된다”고 말하는 그의 이야기도 담겨 있다.
그는 앞으로는 세계 각국에 선교 콘텐츠를 제작해 공급하는 EMT선교회 사역에 집중할 계획이다. 태국이나 베트남 등 복음이 필요한 곳에 선교사들과 협력해 현지 언어로 된 찬양을 제작하고 뮤직비디오를 만들고 있다. 이런 자료들은 현지의 믿지 않는 이들에게 기독교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이 외에도 홍콩 뉴욕 등 수많은 언어와 인종, 문화가 섞인 도시에 설교 콘텐츠를 공급해 많은 이들이 하나님 알 수 있게 하는 방법도 고민 중이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