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일의병장 후손’으로 알려진 한국계 피겨스케이팅 선수 데니스 텐(당시 25세)을 살해한 피고인 2명에게 카자흐스탄 검찰이 징역 20년을 각각 구형했다.
16일(현지시간) 현지언론 카진포름 등에 따르면 이날 알마티 법원에서 진행된 피고인 아르만 쿠다이베르게노프와 누랄리 키야소프의 살인 혐의 재판에서 검찰은 두 사람에게 각각 징역 20년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또 살인 현장에 있던 여성 공범에게는 임신한 사실을 감안해 징역 4년을 구형했다.
데니스 텐은 지난해 7월 19일 오후 3시쯤 알마티의 쿠르만가지-바이세이토바 거리에서 승용차 백미러를 훔치려던 범인들과 난투극을 벌이다 흉기에 찔렸다. 현장에서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지만 과다 출혈로 사망했다.
데니스 텐은 항일의병장 민긍호 선생의 외고손자로 카자흐스탄의 피겨 국민영웅이었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김연아와 소치 올림픽 갈라쇼에서 함께 연기하기도 했다.
데니스 텐은 지난해 2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부상을 입었음에도 출전을 강행할 정도로 조국 사랑이 남달랐다. 당시 KBS가 방송한 다큐멘터리 ‘고려인, 데니스 텐의 올림픽’에서는 “한국이란 나라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거에요. 나는 언제나 한국인이었고 앞으로도 한국인으로 살아갈 겁니다”라고 말해 진한 감동을 안겼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