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수석코치 장종훈(51)은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중반까지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했던 홈런타자다. KBO리그 최초의 단일 시즌 40홈런 달성자다. 통산 340홈런으로 우타자 최다 홈런 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그리고 고졸 연습생 신화의 대표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출발은 어려웠다. 세광고를 졸업했을 때 프로구단의 지명을 받지 못했다. 1986년 입단 테스트를 받고 빙그레 이글스에 연봉 3백만원의 연습생 신분으로 들어갔다.
정식선수로 등록된 1987년 76안타, 홈런 8개, 타율 0.270을 기록했다. 그런데 그때 유격수로 기록한 실책이 무려 26개나 됐다. 1998년부턴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무려 15시즌이나 계속됐다.
1990년 28개의 홈런으로 처음 홈런왕에 등극했다. 그리고 1991년 35개, 1992년 41개를 때려냈다. 3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했다. 특히 1992년 기록한 41개의 홈런은 역사상 최초였다. 1990년부터 1992년까지 3년 연속 타점왕에도 등극했다. 물론 1990년과 1991년 득점왕에도 올랐다. 1991년에는 160안타로 최다 안타왕도 차지했다. 1991년과 1992년 정규시즌 MVP를 2년 연속 거머쥐었다.
그러나 1987년 26개, 1988년 21개, 1989년 13개, 1990년 15개 등 수비 불안이 계속되자 1991년 1루수 및 지명타자로 변신했다. 그러면서 1988년과 1990년에는 유격수, 1991년에는 지명타자, 1992년과 1995년에는 1루수 부문에서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5회 수상이다.
장종훈은 2005년까지 현역으로 뛰다 은퇴했다. 통산 1950경기에 출전해 1771안타, 340홈런, 1145타점, 1043득점을 올렸다. 통산 타율은 0.281이었다.
은퇴한 뒤에도 한화와 함께 걸었다. 1군과 2군 타격 코치를 거쳐 지난해엔 수석코치까지 겸직하다 올해는 수석코치에 전념하게 됐다. 2015년과 2016년에는 롯데에서 코치직 외도를 하긴 했다.
한화는 지난해 정규시즌 3위를 차지했지만, 타격은 최하위권이었다. 0.275의 팀 타율로 8위였다. 안타 9위, 홈런 7위였다. 타점 9위, 득점 9위였다. 장종훈의 커리어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타나베 노리오 전 일본프로야구 세이브 라이온스 감독이 타격코치를 맡았다. 장종훈 수석코치는 겸직에 따른 과부하를 덜 수 있게 됐지만 한화 타격에 대한 그의 고민은 올해도 계속될 듯하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