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의 수도 리마에서 도시 전체가 악취와 오물로 뒤덮이는 일이 발생했다.
1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더러운 홍수’는 지난 13일 페루 리마시 산후안데루리간초 구역에서 발생했다. 이 지역 오물의 80%를 저장하는 거대 파이프가 장애물에 막히면서 수백만 리터(ℓ)의 하수가 역류해 8만㎡ 면적의 지상을 뒤덮었다. 일부 지역에 범람한 오수의 깊이는 2m에 달했다.
극심한 악취로 시민 피해가 커지면서 페루 정부도 사태 수습에 나섰다. 리마 주민 마리아 크루즈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악취로 숨을 쉴 수조차 없다”고 토로했다. 100만명 이상의 인구가 거주하는 이 지역은 리마시에서도 인구 밀집도가 높은 곳 중 하나다.
페루 정부는 이날 홍수를 수습하기 위해 보건 비상령을 내리고 수천 명의 노동자와 경찰을 투입했다. AP통신은 100여명의 경찰이 말을 타며 현장을 정리했고 거대한 흡입기구로 오물을 끌어들이는 등 정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르틴 비스카라 대통령은 “오물들은 루리간초 지역의 저지대로 흘러가면서 가라앉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불편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참사의 책임자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현지 경찰은 “이 파이프는 6년 전 페루를 포함한 라틴 아메리카 전역에서 엘리트들의 부패 스캔들을 장악하고 있는 브라질 건설 대기업 오데브레히트가 이전한 것”이라는 내용만 밝혔다.
정지원 인턴기자, 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