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호나우지뉴 패스 못 잊어”… 메시가 꼽은 인생골

입력 2019-01-18 12:00
2005년 바르셀로나 시절 호나우지뉴(왼쪽)과 리오넬 메시(오른쪽). AP뉴시스

호나우지뉴는 리오넬 메시에게 단순한 소속팀 선배 이상의 선수다. 2003년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PSG)을 떠나 스페인 FC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은 호나우지뉴는 5시즌간 활약하며 세계 정상에 올랐다. 브라질 출신다운 현란한 발재간으로 ‘외계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라이벌인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팬들에게 기립박수를 받을 정도였다.

메시와 호나우지뉴의 인연은 2004년부터 시작됐다. 메시가 처음 1군 무대에 섰던 해다. 메시는 당시 내성적인 성격으로 팀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던 선수가 바로 호나우지뉴였다. 팀 내에서 에이스로 자리매김하던 호나우지뉴는 새내기였던 메시에게 먼저 다가갔고, 적응을 도우며 경험을 전수했다.

그 덕에 메시는 축구에만 몰두할 수 있었다. 당연히 잠재력이 폭발했다. 2005-2006 시즌 8골을 터뜨려 골잡이로 발걸음을 떼기 시작했다. 반면 호나우지뉴는 방탕한 사생활로 자기 관리에 실패해 2008년 여름, 자신의 등 번호인 ‘10번’을 가장 아끼던 후배인 메시에게 물려주고 팀을 떠났다.

메시는 그때부터 세계 최고의 골잡이로 거듭났다. 지난 14일 에이바르와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19라운드에서 리그 통산 400골을 터뜨려 역사를 다시 썼다. 메시는 17일 스페인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400번째 골망을 흔든 순간을 회상했다. 그가 꼽은 최고의 득점은 2005년 5월 1일 알바세테전에서 기록됐다. 당시 후반 교체 투입된 메시는 호나우지뉴의 로빙 패스를 왼발로 밀어 넣으며 프로통산 첫 골을 신고했다. 메시는 “그때 호나우지뉴가 내준 패스를 아직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호나우지뉴와 메시는 아직도 돈독한 우정을 자랑하고 있다. 호나우지뉴는 최근 바르셀로나 사상 최고의 스리톱으로 자신과 사무엘 에투, 메시를 꼽으며 과거 자신의 활약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메시는 지난해 1월 호나우지뉴가 선수 생활 은퇴를 발표하자 “당신과 많은 것들을 공유할 수 있어서 행운이었다. 축구 이외에도 당신은 매우 훌륭한 사람이었고, 그것이 나에겐 가장 중요했다. 당신과 함께해서 행복했다”며 존경심을 드러냈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