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람들이 잘 모르는 스카이캐슬’

입력 2019-01-17 10:50

JTBC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스카이 캐슬’은 대학병원 의사, 판·검사 출신 로스쿨 교수 등이 모여 사는 유럽풍 4층 석조저택 단지를 배경으로 한다. 자기 자식을 천하제일로 키워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입시전쟁에 뛰어드는 부모들의 모습이 실감나게 묘사되면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매회 충격적이고 자극적인 전개가 이어져 비현실적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오히려 현실에서 충분히 있을 법한 이야기라며 공감하는 쪽이 더 많다.

여기서 가장 생소한 인물은 입시 코디네이터다. 학생들의 성적이나 봉사활동, 입시전략, 심리상태까지 대학 진학과 관련된 모든 것을 관리해 준다. 드라마에서는 김주영(김서형)이라는 코디가 등장한다. 웃음기 없는 표정으로 일관하는 그는 칼 같은 말투와 서늘한 눈빛으로 카리스마를 뿜어낸다. 자신이 맡은 학생이 다니는 학교 출신으로 구성된 과외선생님을 붙여주고 높은 적중률을 자랑하는 출제 예상문제도 제공한다. 등·하교는 물론, 생활 전반을 관리하고 감독한다.


코디는 현실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입시 분야 전문가들은 90년대부터 일부 상류층 사이에서 대학 입시 전 분야를 관리해주는 사람이 공공연히 존재해왔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대학교 의대생들에 따르면 현재도 ‘멘토’로 불리는 입시 관리자가 있다.

자식을 외국 대학에 유학보내려는 부모도 코디를 고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서울대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는 ‘사람들이 잘 모르는 유학판 스카이캐슬’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자신을 국내 특목고를 거쳐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을 졸업한 뒤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에 다녔던 학생이라고 소개했다. 아울러 미국 대학 입시 컨설팅을 해주는 업체에서 과외 전문 선생으로 일한 경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극중 김주영은 현실에 존재한다. 자녀를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에 입학시키려는 부자들이 주고객이다. 1년에 몇 천 만원에서 억대까지 받는다. 고객 대부분이 코디비용을 현금으로 지불했다. 업체로부터 코디받는 학생의 신변사항에 대해 노출하지 말라고 당부받았다. 내가 본 코디는 초등생의 동아리 활동, 운동 종목, 대회 출전 여부까지 결정해서 관리했다”고 적었다.

다만, 극중 김주영과는 달리 실제 코디들은 착하고 인간적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자신이 맡은 학생을 부모의 마음으로 살뜰히 살핀다고 했다. 또 극중 인물 정도로 부유한 집안이라면 아이비리그 대학이 아니라 유니버시티 정도만 합격시켜도 무방하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