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5% 육박…“고정금리 쌀 때 갈아타자”

입력 2019-01-16 16:10 수정 2019-01-16 16:32

“저 30년 고정(금리)로 연 3.1% 받았어요.” “저는 연 3.0%까지 받았습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상승하고 있지만 변동금리보다 고정금리가 더 낮은 ‘역전 현상’은 아직도 유효하다. 이번 기회를 틈타 5년부터 30년까지 장기간 고정금리로 담보대출을 받으려는 대출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최근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A씨(51)는 “예전엔 변동금리보다 고정금리가 낮아서 은행원들도 변동형 상품을 추천했는데 요즘엔 고정형 상품의 금리가 더 낮다”며 “30년 고정금리로 연 3.2%정도에 대출을 받았는데 향후 금리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지만 마음은 편하다”고 16일 말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KB국민·우리·신한·NH농협은행)의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이날 일제히 상승했다. 코픽스는 8개 국내 은행이 자금을 조달한 수신상품의 금리를 가중 평균한 값이다.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 역할을 한다.

KB국민은행은 이날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연동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연 3.48~4.68%에서 연 3.26~ 4.76%로 변경했다. 잔액 기준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3.62~4.82%에서 연 3.36~4.86%로 바뀌었다. 반면 혼합형(5년 고정, 이후 변동)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금리는 연 2.82%~4.32%로 신규 대출에 비해 금리 하단이 0.44% 포인트나 낮다.

우리은행은 신규취급액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연 3.36~4.36%에서 연 3.44~4.44%로, 잔액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연 3.35~4.35%에서 연 3.39~4.39%로 바꿨다. 혼합형 상품 금리는 연 3.05%~4.05%로 신규 대출에 비해 금리 하단이 0.39% 포인트 낮다.

신한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3.31~4.66%에서 연 3.39~4.74%로, 잔액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3.25~4.60%에서 연 3.29~4.64%로 바뀌었다.

NH농협은행은 신규취급액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연 2.90~4.52%에서 연 2.98~4.60%로, 잔액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2.89~4.51%에서 2.93~4.55%로 올렸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변동금리 산정 시 금융채 6개월물 금리를 반영한다.

국내 가계대출 가운데 변동금리와 고정금리의 비율은 7대 3 정도다. 수시로 금리가 바뀌는 변동형 상품의 금리가 일정 기간 유지되는 혼합형 상품(고정금리)보다 더 낮았기 때문에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고객이 많았다.

하지만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늦춰지면 안전 자산인 채권 금리가 오르면서 다시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높아질 수 있다. 고정금리 기준이 되는 국채와 금융채 금리의 하락세가 주춤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택을 구입하는 실수요자나 담보대출을 받으려는 차주라면 지금이 고정금리를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기회”라며 “디딤돌 대출 등 기금 대출 혜택을 충분히 알아본 뒤 자금 운용 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