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하원이 진행한 유럽연합(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Brexit) 합의안에 대한 투표가 큰 표 차이로 최종 부결됐다.
영국 하원의원 639명은 현지시간으로 15일 오후 의사당에서 정부가 EU와 합의한 EU 탈퇴협정 및 ‘미래관계 정치선언’을 놓고 찬반 투표를 벌였다. 투표 결과 찬성이 202표, 반대가 432표가 나와 230표 차이로 결국 부결됐다.
이에 따라 영국 정부는 오는 21일까지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부결 직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의회가 이번 합의안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이 명확해졌다”면서 “그러나 이번 투표 결과는 의회가 무엇을 지지하는지는 알려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메이 총리는 또 정부가 브렉시트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조기에 해소하기 위해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제1야당인 노동당이 정부 불신임안을 제출하면 16일 의회에서 이를 논의한다는 것이다.
영국과 EU는 지난해 11월 브렉시트 전환기간과 분담금 정산, 상대국 국민의 거주권리 등에 관한 내용을 담은 585쪽 분량의 EU 탈퇴협정에 합의한 데 이어, 자유무역지대 구축 등 미래관계 협상 내용을 담은 26쪽 분량의 ‘미래관계 정치선언’에 합의했다.
브렉시트 합의안은 영국과 EU 양측 의회에서 모두 비준동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특히 영국은 의회의 통제권 강화를 위해 비준동의 이전에 정부와 EU의 협상 결과에 대해 하원 승인투표를 실시하도록 했다. 당초 승인투표는 지난달 11일 예정됐지만 부결 가능성을 우려한 메이 총리가 이를 연기했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