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뒤덮은 가운데 정부는 오는 23일 한·중 환경협력 공동위원회에서 중국 측에 적극적으로 관련 문제를 제기한다는 입장이다. 중국은 한국 내 미세먼지 발생에 자국의 영향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이 실질적인 미세먼지 해결 대책 마련에 접근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5일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한국과의 외교 채널 접촉에서 한국 내 미세먼지 발생과 관련해 자국의 영향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공동으로 대응하자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중국은 한국 내 미세먼지에 대해 관련 책임을 부인해왔다.
중국 측의 미묘한 입장 변화 기류는 정부 부처 대변인 브리핑에서도 탐지된다.
류여우빈 중국 생태환경부 대변인은 지난달 28일 브리핑에서 중국발 미세먼지의 한국 내 영향과 관련해 초미세먼지(PM2.5)만을 거론하면서 한국이 미세먼지의 원인으로 중국만을 탓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초미세먼지만 언급했다는 점에서 황사나 미세먼지(P.M10) 등 미세먼지와 관련해 중국 측이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는 듯한 모습으로 풀이된다. 이에 이달 말로 예정된 한·중 환경협력 공동위원회에서 미세먼지에 대해 중국 측이 어떤 자세를 보일지, 양국이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외교부는 23일 서울에서 제23차 한·중 환경협력 공동위원회를 개최한다. 외교부는 이번 회의를 통해 미세먼지 등 대기 오염 문제에 대한 한·중 간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우리 측에서는 권세중 외교부 기후환경과학외교국장이 수석대표로 나선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취해야할 조치를 추진해가면서 중국과 상호 협력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공동위에서 중국 측과 허심탄회 하게 논의하고, 제기할건 제기하고, 협력을 요청할 건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 정부가 과거보다 더 강력한 메시지를 중국 측에 전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가 미세먼지 관련 문제에 대해 중국 측에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