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여만 원의 막대한 도피자금을 갖고 튀었지만....’
경찰이 지난해 11월 광주 도심 원정보복 조폭사건에 가담한 ‘황제 조폭’을 끈질긴 수사 끝에 마지막으로 검거하면서 50일 가까이 이어진 관련수사를 매듭지었다. 전국 7개파 35명의 조폭을 붙잡는 성과를 거뒀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동료들의 보복을 위해 광주에 중무장하고 집결한 혐의(범죄단체 구성 등)로 김모(27)씨를 마지막으로 구속했다고 15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11월 24일 광주 도심 포장마차 술자리에서 폭행 시비가 붙은 광주 조폭들에게 폭행당한 동료의 보복을 위해 광주에 집결한 수도권 조폭 조직원 중 그동안 검거되지 않은 주요 수배자였다.
경찰은 당시 인천 K파 등 수도권 조폭들이 광주 북구 각화동 한 모텔에 집결해 광주 조폭을 감금·폭행하자 방검복과 테이저건은 물론 실탄이 장전된 권총을 들고 전광석화와 같은 검거작전을 펼쳤다.
광주와 수도권 조폭들의 충돌 직전 현장을 덮쳐 야구방망이, 삼단봉 등을 소지한 수도권 조폭 12명을 붙잡고 이 중 11명을 구속했다.
이후 조직폭력배 특별수사 테스크포스(T/F)를 꾸린 경찰은 50일 가까이 검거작전을 펼쳐 수도권과 광주 조폭 관련자 35명 중 33명을 붙잡고, 이 중 25명을 구속했다.
테스크포스 해체 뒤 마무리 수사를 이어간 광주 북부경찰서는 미검자 1명의 자수를 유도해 검거하고 마지막까지 도주 행각을 벌인 김씨까지 붙잡았다.
중고차 매매업을 하는 김씨는 중고차를 사들이기 위해 갖고 있던 현금 8000여만원을 들고 잠적해 고급호텔과 임대아파트를 전전했지만 끈질긴 잠복수사에 나선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가족 지인과도 철저히 연락하지 않는 등 지능적 도피를 이어갔지만 수사망을 좁히는 경찰의 매서운 추적을 영원히 피할 수는 없었다.
‘황제 도피’에도 쇠고랑을 차게 된 김씨는 지난해 11월24일 밤과 25일 새벽 광주 S조직 행동대원 1명을 무릎 꿇린 채 폭행하는 데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규현 광주경찰청장은 “조폭들이 도심에서 활개치는 것을 사전에 막았다는 데 민중의 지팡이로서 보람을 느낀다”며 “보복에 나선 잔당을 모두 검거해 49일 만에 사건을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