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출신 아닌 선수 프로행’ 야구붐 도움…문호 확대 필요

입력 2019-01-15 13:53 수정 2019-01-15 13:55

지난해 1월 30일이다. KBO 이사회는 의미 있는 결정을 의결했다.

야구 규약 제 110조(2차 지명)에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 등록되지 않은 자 중 KBO가 정한 시행세칙에 따라 참가 자격을 갖춘 선수가 구단에 입단하고자 하는 경우 2차 지명 30일 전까지 KBO에 2차 지명 참가를 신청해야 한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한마디로 학생 야구선수로 등록이 된 적이 없는 선수에게 프로 구단 입단의 길을 열어주기 위한 의결이었다.

그리고 지난 9월 10일 2019년 KBO 2차 신인 드래프트가 개최됐다. LG 트윈스는 10라운드 95순위 지명자로 한선태(25)를 호명했다. 소속은 일본 독립리그 도치기 골든브레이브스였다.

그런데 한선태는 세종대를 중퇴할 때까지 정식 야구부에 들어가 본 적이 없었다. 중학교 3학년 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보고 야구에 관심을 끌게 됐다. 부천공고에 진학했지만, 야구부가 없었다. 야구부가 있는 인근 부천고를 찾았지만, 퇴짜를 맞았다. 2012년 독립리그 구단인 고양 원더스를 찾아가 테스트를 받았지만 탈락했다.

세종대 야구부를 찾았지만 중퇴했다. 그리고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쳤다. 제대 후 사회인 야구단을 거쳐 2017년 파주 챌린저스에 입단했다. 사이드암 투수로 투구 자세를 바꿨다. 그리고 2018년에는 일본 독립리그를 찾았다. 그리고 LG의 선택을 받았다.

한선태는 선수 출신이 아니면서도 프로 구단의 지명을 받은 첫 번째 선수다. 많은 이들이 야구를 꿈꾼다. 한선태가 롤모델이 될 수 있다. 한선태가 145㎞의 빠른 볼을 던진다곤 하지만 제대로 된 검증을 거치지 않았다. 그런 한선태가 1군 무대에 등장하게 된다면 이러한 꿈을 가진 이들이 늘어날 것이다. 야구붐 확대에도 도움이 된다. 문호를 좀 더 개방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제2의 한선태가 많이 배출되는 프로야구판이 되길 기대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