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vs 홍준표 ‘유튜브 디스전’…서로 “말할 가치 없는 사람”

입력 2019-01-15 11:15

60대 나이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유튜브 방송을 통해 주거니 받거니 ‘디스전’을 벌였다. 오랜 앙숙인 상대방을 향해 서로 “말할 가치가 없는 상대”라며 조소를 던졌다.

이 대표는 지난 14일 공개된 민주당 유튜브 채널 ‘씀’에 나와 홍 전 대표에 대해 “정치적으로 (나보다) 한참 어리다”고 깎아내렸다. 진행을 맡은 개그맨 강성범씨가 “홍 전 대표에게 조언 한 마디 해 달라”고 하자, 이 대표는 “그럴 만한 가치가 없다. 알아듣는 사람한테나 조언하는 거지”라고 대답했다.

“(두 사람) 연배가 어떻게 되느냐”는 강씨 질문에는 “(홍 전 대표가) 좀 어리다. 정치적으로는 한참 어리고. (내가 국무총리이던 시절) 그 분이 초선이었나, 재선이었나. 나는 그 때 벌써 5선을 할 때였다”고 말했다. 강씨가 “꼬마군요, 귀엽습니까”라고 묻자 이 대표는 “천박하죠”라고 추정되는 답변을 하기도 했다. 이 발언은 영상에서 ‘삐’ 소리로 음소거 처리됐다.

이 대표는 1952년생으로 88년 국회에 입성했다. 홍 전 대표는 호적상 54년생이며 96년 15대 국회의원으로 정치를 시작했다. 실상 이 대표가 5선 경력의 국무총리일 때 홍 전 대표도 3선의 중진 의원이었다.


홍 전 대표는 앞서 지난달 31일 개인 유튜브 채널 ‘TV홍카콜라’의 첫 생방송을 진행하던 중 한 시청자가 이 대표의 ‘장애인 비하 발언’에 대한 생각을 묻자 “이미 평가 대상에서 뺀 사람이라 얘기하지 않겠다”며 이 대표를 무시하는 뉘앙스의 발언을 했다.

이 대표는 그 사흘 전 민주당 전국장애인위원회 발대식에 참석해 “정치권에 와서 말하는 것을 보면 저게 정상인가 싶을 정도로 정신장애인들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가 구설에 올랐다. 이에 홍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자기는 야당보고 말한 건지 모르겠지만 국민들은 그 말을 한 사람을 정신장애인이라고 말하고 있다”는 비판 글을 올렸다가 함께 장애인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두 사람은 14년 전인 2005년 2월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 때도 불꽃 튀는 설전을 벌였었다. 홍 전 대표(당시 의원)는 국무총리이던 이 대표가 그 전년에 했던 ‘차떼기당’ 발언을 물고 늘어지면서 사과를 요구했다. 이 대표는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며 “정책 질문이나 하라. 드릴 말씀이 한 자도 없다”고 받아쳤다. 홍 전 대표는 “야당 폄훼 발언을 한 일이 있느냐”고 거듭 공세를 폈고, 이 대표는 “군사정부 때는 총리가 의원들 야단도 쳤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입싸움은 결국 이 대표가 “그만하라”고 소리 치고, 홍 의원이 “권력이 오만할 때 민심은 떠난다”는 말을 남기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