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수 없는 미세먼지 수치… 인터넷·앱마다 제각각

입력 2019-01-14 22:25 수정 2019-01-14 22:32
대기정체로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이상을 보이면서 수도권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이틀 연속 시행된 14일 서울 한강에서 갈매기 한 마리가 먹이를 찾아 헤매고 있다. 윤성호 기자

희뿌연 미세먼지가 14일 전국 하늘을 뒤덮었다. 미세먼지를 피하기 위해 사람들은 바깥 외출을 최대한 자제했지만 어쩔 수 없이 외출해야 하는 사람들은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속 애플리케이션을 열어 미세먼지 수치를 확인했다.
그러나 제각각 수치에 사람들은 어떤 걸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불만을 내놓고 있다.

지난 1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국민에게 거짓정보 제공하는 네이버’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 쓴 사람은 같은 지역인데도 미세먼지(PM10) 농도가 제각각이라고 지적했다. 구글은 166㎍/㎥, 미세미세 애플리케이션은 153㎍/㎥인데 네이버는 88㎍/㎥라며 여론조작도 의심했다.
청원인은 “한국을 대표하는 인터넷 검색창이 잘못된 정보를 올리고 있다”며 바로잡아 달라고 요청했다.

실제 이날 오후 8시 현재 서울 영등포구의 미세먼지 수치를 확인했다.
청원 게시판에서 비교한 네이버, 구글, 미세미세 앱과 함께 에어비주얼 앱을 비교했다. 모두 미국식 AQI(Air Quality Index)를 따랐다. AQI는 대중에 영향을 미치는 공기오염정도에 대한 척도가 되는 지표로 0㎍/㎥에서 500㎍/㎥까지 세분화했다. 수치가 높을수록 공기 오염이 심각한 것을 뜻한다. 300㎍/㎥를 넘으면 위험 수준이고 0~50㎍/㎥는 양호한 대기 환경을 가리킨다.

AQI는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집계하고 있는데 최근엔 중국과 미국의 방식이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 둘 다 6가지 오염물질(PM2.5, PM10, 일산화탄소, 아황산가스, 이산화질소와 지상의 오존량)의 무게를 측정하는 방식인데 미국이 좀 더 까다롭게 계산하는 만큼 보편적인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 시간 에어비주얼과 미세미세의 미세먼지 수치는 각각 189㎍/㎥와 184㎍/㎥였다. 네이버의 미세먼지는 184㎍/㎥였다. 약간의 차이는 있었지만 편차는 크지 않았다.

수도권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이틀 연속 시행된 14일 오후 8시 현재 공기질 상태를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과 인터넷이 서울 영등포구의 미세먼지 농도 수치를 제공하고 있다. 왼쪽부터 미세미세 애플리케이션, 네이버와 에어비주얼 화면캡처.


그러나 초미세먼지(PM2.5)로 가면 그 차이가 컸다. 에어비주얼과 미세미세는 149㎍/㎥라는 정보를 제공했지만 구글은 같은 시간 177㎍/㎥이었다.
한 시간 뒤인 오후 9시에도 미세미세와 에어비주얼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125㎍/㎥로 한시간 전보다 줄어들었지만 구글은 178㎍/㎥로 오히려 늘었다.

현재 두 앱은 서울시 대기 환경정보를 활용하고 있고 네이버와 구글은 한국환경공단 에어코리아 정보를 사용하고 있다.

엇갈린 미세먼지 예보는 정부도 이미 인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낙연 국무총리는 환경부와 기상청 등이 황사 유입 예보를 다르게 내놓으면서 혼란을 야기하자 두 기관을 질책하며 적극적인 개선 방안을 주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환경부와 기상청은 이원화된 대기질 예보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