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사역 칼부림 사건’의 피의자가 경찰에 제압될 당시 상황이 영상으로 공개됐다.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의 보디캠으로 촬영된 영상이다.
뉴스1이 14일 서울 강동경찰서로부터 제공받아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도주하던 피의자 A군(19)은 범행에 사용한 칼을 들고 반항하다 횡단보도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삼단봉으로 A군을 제압했다. A군은 수갑이 채워진 상태로 신체 수색을 받은 뒤 수송차에 실렸다.
강동경찰서 관계자는 “사전에 충분히 경고했기 때문에 매뉴얼대로 추가 조치를 한 것”이라며 삼단봉 사용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현장에 출동 직후 테이저건을 들고도 제대로 제압하지 못해 A군이 도주한 것이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테이저건은 원래 움직이는 물체를 맞추기 어렵다. A군이 들고 있던 칼도 다 부러진 커터칼이라 과잉대응하지 않으려 했다”고 말했다.
(포털 사이트에 영상이 노출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국민일보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습니다.)
A군은 13일 오후 7시쯤 강동구 암사역 3번 출구 인근에서 친구를 흉기로 찔러 경찰에 현행범 체포됐다. A군은 친구 B군(19)의 허벅지를 흉기로 찌른 혐의(특수상해)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A군은 이날 새벽 4시쯤 자신과 함께 절도를 저지른 B군이 경찰에 범행을 자백하자 이에 격분해 싸움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두 사람의 몸싸움 장면이 담긴 영상은 유튜브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됐다.
이후 영상을 본 네티즌은 경찰이 미온적 태도를 보이며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테이저건을 적절히 사용하지 못했고, 적정 거리만 유지한 채 적극적으로 제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민갑룡 경찰청장은 “(영상을) 부분부분 보면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매뉴얼에 따라 조치를 했다”고 14일 기자간담회에서 밝혔다.
이어 “현재 사용하고 있는 테이저건은 전극이 2개고, 2개가 모두 꽂혀야 하는데 조준 불빛은 하나밖에 나오지 않아 정확히 (목표에) 꽂기 어렵다. (테이저건이) 실탄보다 비싸 예산 한계상 사격 훈련을 많이 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당시 경찰은 테이저건을 정확히 조준했으나, A군이 몸을 비틀면서 2개의 전극 중 하나가 빠져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