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이 ‘레이더 갈등’과 관련해 싱가포르에서 긴급 실무 협의에 들어갔다. ‘레이더 갈등’은 일본 정부가 지난달 20일 “한국군의 광개토대왕함이 일본 초계기에 사격 관제 레이더를 조준했다”고 주장한 뒤 국방부가 이를 부인하면서 촉발됐다.
국방부는 14일 한·일 레이더 갈등과 관련해 양국 국방 당국이 싱가포르에서 실무회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또 “양측은 상호 오해 해소를 위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의견을 충분히 교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 우리 측은 부석종 합동참모본부 군사지원본부장과 이원익 국방부 국제정책관, 일본 측은 히키타 아쓰시 통합막료부(합참 격) 운용부장과 이시카와 다케시 방위성 방위정책국장이 각각 참석했다.
회의는 오전에는 싱가포르 주재 우리 대사관에서, 오후에는 일본 측 대사관에서 두 차례로 나눠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NHK방송의 이날 보도에 따르면 일본 측은 ‘객관적인 증거’로 자위대의 전파기록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군은 동영상을 통해 일본 초계기의 저공 위협 비행 문제를 따질 것으로 예상된다.
NHK는 “일본은 레이더 갈등이 한·미·일 연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조기 수습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한편 일본 방위성은 지난달 28일 우리 군의 광개토대왕함이 일본 초계기를 겨냥했다며 ‘한국 해군 함정이 일본 초계기에 레이더를 조사(照射·겨냥해서 비춤)한 사건에 대해’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일본 방위성 공식 유튜브 계정을 통해 공개했다. 우리 국방부도 지난 4일 ‘일본은 인도주의적 구조작전 방해를 사과하고 사실 왜곡을 즉각 중단하라’는 제목의 반박 영상을 게재하면서 한·일 레이더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슬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