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김민재, 우레이와의 한판승부

입력 2019-01-14 14:57
중국 축구대표팀 공격수 우레이. AP뉴시스

‘괴물 수비수’ 김민재(전북FC)가 특명을 받았다. 중국 공격수 우레이(상하이 상강)를 막아야 하는 중책을 안았다.

59년 만에 정상 탈환을 노리는 벤투호의 2019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시안컵 다음 상대는 중국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6일(이하 한국시간) 중국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이미 2승을 하며 16강 진출을 확정 지었지만 고삐를 늦출 순 없다. 중국이 예상외로 선전을 펼치며 마찬가지로 2승을 거뒀기 때문이다. 오히려 한수 아래로 여겼던 중국이 한 발자국 더 앞서있다. 중국은 앞서 키르기스스탄을 2대 1, 필리핀을 3대 0으로 꺾고 승점 6점에 골 득실 +4를 기록했다. 골 득실에서 한국(+2)을 2개 차이 앞서며 조 선두를 달리고 있다.

중국으로선 무승부를 거둬 승점을 나눠 갖기만 해도 조 1위를 확정하는 셈이다. 한결 마음이 편하다. 향후 일정을 생각한다면 조 1위로 16강에 선착하는 편이 대진과 일정 모두 훨씬 쉽게 갈 수 있다.

우레이와 김민재가 맞붙게 될 한국팀 최후방은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격전지로 꼽힌다. 우레이는 자타공인 중국이 자랑하는 최고의 스타다. 지난 시즌 상강의 창단 이래 첫 우승 주역으로 활약하며 최우수선수(MVP)상과 득점왕을 석권했다. 외국인 용병들이 즐비한 슈퍼리그에서 득점 순위 10위 이내에 든 중국 선수는 우레이 단 한 명이었다. 11년 만에 중국인 득점왕의 탄생인 만큼, 우레이에 대한 중국 팬들의 애정은 특별하다.

우레이는 첫 경기였던 지난 7일 키르기스스탄전에서 침묵했지만 필리핀전에서 멀티골을 기록하며 자신이 중국 최고의 골잡이임을 증명했다. 당초 부상으로 경기 출전 가능성이 크지 않았지만, 전반 환상적인 슛으로 골을 기록한 데 이어 후반 역시 아름다운 발리슛으로 2골을 터뜨렸다. 이날 승리로 중국은 완전히 기세가 올랐다. 중국의 대부분 공격루트는 우레이에게 집중돼있다. 김민재가 우레이를 효과적으로 봉쇄할 수 있다면 한국의 승리 가능성은 배로 높아진다.

11일 오후(현지시간) 한국과 키르기스스탄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2차전 경기, 한국이 1대 0으로 승리하자 김민재가 교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우레이의 필리핀전 멀티골은 김민재에게 큰 자극제가 됐다. 김민재는 12일 기자들을 만나 “우레이의 득점 장면을 봤다”며 “득점도 잘하고 센스도 뛰어난 선수로 알고 있다”고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이어 “개인적으로 득점을 잘하는 선수를 무조건 막아내고 싶다. 더욱 동기부여가 생겼다. 따라다니면서 괴롭힐 것”이라고 다짐했다.

지난 시즌 K리그에서 전북 핵심 수비수로 활약했던 김민재는 이번 아시안컵을 마치면 중국 슈퍼리그의 베이징 궈안으로 향할 가능성이 크게 점쳐지고 있다. 중국전을 앞두고 동기부여가 더욱 특별할 법하다. 아시안컵 우승컵을 품은 채 중국 무대로 향한다면 김민재를 바라보는 중국 팬들의 시선은 한결 달라질 수밖에 없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