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권단체 케어의 박소연 대표가 구조 동물의 안락사를 지시·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배우 김효진이 “정말 충격적”이라고 14일 밝혔다. 김효진은 케어의 ‘남양주 개농장’ 구조 활동에 참여한 바 있다.
이날 한 네티즌은 김효진의 인스타그램 가장 최근 게시물에 “케어와 별개로 늘 동물권에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하다. 이번 일이 효진님의 행보에 조금이라도 누가 되지 않길 바란다”는 댓글을 남겼다.
김효진은 이에 “상상도 못 했다. 제가 참여한 남양주 때까지 안락사가 됐다니 정말 충격적”이라며 “제가 얼굴을 기억하는 애들도 있을 것 같다. 저 애들은 구조돼도 다 살지 못했구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아프다”고 답댓글을 적었다.
김효진은 지난해 ‘개농장을 보호소로’라는 구호를 걸고 시작한 케어의 대규모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경기도 남양주에 위치한 개농장에서 식용견으로 길러지던 개 200여 마리를 구조하는 활동이었다. 케어는 충청권에 있는 개농장마저 폐쇄한 뒤 그곳을 유기동물 보호소로 만들 계획도 세웠다.
그러나 지난 11일 뉴스타파와 진실탐사그룹 셜록은 이 프로젝트 이후 박 대표의 ‘대량 안락사’ 지시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구조된 식용견을 모두 수용할 규모의 보호소가 없었고, 개체 수를 맞추기 위해 안락사까지 지시했다는 것이다. 2015년부터 케어의 동물관리를 총괄하고 있다는 A씨의 내부 고발을 통해 이 같은 의혹이 제기됐다.
A씨가 공개한 녹음 파일에는 “개농장에서 데리고 온 애들도 거기서 죽느니 안락사시키고자 데려온 거라서 아프고 이러면 다 데리고 있을 필요 없다”고 말하는 박 대표의 음성이 담겨있다. 지난해 5월 29일 녹음된 거라고 한다. A씨는 케어 내에서 안락사 문제에 대해 아는 사람은 자신과 박 대표 뿐이라고 했다.
케어 측은 이후 페이스북에 공식 입장을 내고 “2011년 이후 안락사를 하지 않았으나 2015년부터 구조 요청이 쇄도했고, 일부 동물은 극한 상황에서 결국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일부 직원은 박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케어 대표 사퇴를 위한 직원연대’는 1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대표를 규탄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