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좀 쉬고 싶다” 최악의 미세먼지 공습… 14일 오후 ‘고비’

입력 2019-01-14 11:31
최악의 미세먼지로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인근 도심에서 시민(위) 모범운전사들이 마스크를 쓰고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최악의 미세먼지가 우리나라를 공습했다. 그야말로 ‘비상’이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졌고 수도권은 이틀째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됐다. 여기에 고농도의 오염물질이 계속 유입되고 있어 오후에는 공기 상태가 더욱 악화될 예정이다.

환경부는 14일 대기오염도 측정 시스템 에어코리아 홈페이지에 “수도권·강원영서·충청권·광주·전북·대구·경북은 '매우나쁨', 그 밖의 권역은 '나쁨'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다만 그 밖의 권역에서도 ‘매우나쁨’ 수준의 농도가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기 질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환경부 에어코리아의 14일 오전 10시 대기질 농도(왼쪽)와 오후 10시 대기질 농도 예측 모델. 붉은색이 한반도를 뒤덮고 있다. 짙은 붉은색을 띨수록 대기질 오염 농도가 높다는 의미다. 에어코리아 홈페이지

오전 10시 현재 서울 중구 측정소를 기준으로 미세먼지(PM 10) 농도는 ‘나쁨’ 수준인 141㎍/㎥, 초미세먼지(PM 2.5) 농도는 ‘매우나쁨’ 수준인 100㎍/㎥으로 측정됐다. 전국 대기질 역시 전남과 제주 등 극히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매우나쁨’ 혹은 ‘나쁨’ 수준을 보이고 있다. 특히 수도권과 충북 지역에서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100㎍/㎥까지 치솟으며 평소보다 4배~5배까지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미세먼지 농도 악화의 원인은 ‘대기 정체’다. 바람이 불지 않아 국내외 미세먼지는 사흘째 축적된 상태다. 게다가 중국에서 고농도의 미세먼지가 계속 유입되고 있어 이날 오후에는 대기 오염 농도가 더욱 높아질 예정이다. 최악의 대기 상태는 15일 오전까지 이어지다가 오후부터 바람이 불면서 점차 해소될 전망이다. 다만 찬바람이 불면서 수요일 아침 기온이 영하 10도까지 떨어지는 등 날은 더 추워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출근길 서울 서강대교에서 바라본 서울 하늘이 떠오른는 해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최악의 미세먼지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뉴시스

환경부는 대기 예보 등급이 ‘매우나쁨’일 때 장시간 무리한 실외활동을 제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 노인, 폐질환자 등의 민감군은 가급적 실내활동만 할 것을 권장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직장인은 월요일을 맞아 미세먼지를 뚫고 출근해야만 했다.

최악의 출근길을 겪은 시민들은 온라인상에서 “출근길이 지옥이다. 이런 날은 회사도 문을 닫아야 하는 것 아니냐” “이 정도면 국가재난 수준 아닌가. 대책이 필요하다” “시원하게 숨 좀 쉬고 싶다” 등의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강문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