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이후 매일 고통” 신유용, 지난해 방송서도 피해 토로

입력 2019-01-14 11:17
SBS 모닝와이드

“미성년 시절 코치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전직 유도선수 신유용씨는 지난해 11월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자신이 겪은 피해를 털어놨다. 코치 A씨가 신씨에게 처음 신체 접촉을 시도했을 당시 상황이 방송에서 전해졌다.

SBS 모닝와이드에 따르면 다섯 살 때 유도를 시작한 신씨는 중학생이 되고 나서 A씨를 담당 코치로 만났다. 고등학교에 진학한 뒤에도 A씨가 신씨의 지도를 전담했다. A씨가 신씨에게 처음으로 성폭력을 행사한 것은 고등학교 1학년 때. 전지훈련을 떠난 강원도 철원에서 첫 피해가 발생했다.

A씨는 자신을 깨우러 숙소로 온 신씨에게 갑자기 입을 맞췄다고 한다. 당황한 신씨는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한 채 A씨의 방을 빠져나왔다고 했다. 이날은 ‘강제 입맞춤’으로 끝났지만, 전지훈련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온 뒤 성폭행도 벌어졌다. 학교에 있는 A씨의 숙소에서였다.

신씨는 사건 당일 청소하러 오라는 지시를 받고 A씨의 숙소로 갔다. A씨는 문과 창문을 잠근 뒤 신씨를 성폭행했다. 이후 “너 이거 말하면 선수 생활 끝이다”라는 식으로 신씨를 협박했다. 신씨는 “그날 이후 협박과 성폭행이 이어졌다. 숙박업소에도 수차례 데려갔다”며 “약 20회 정도였다”고 말했다.

신씨는 결국 심한 트라우마 때문에 선수 생활을 그만뒀다. 피해 사실을 다른 곳에 털어놓지도 못했지만, 지난해 3월 A씨의 전화를 받고 생각이 바뀌었다. A씨는 아내가 눈치를 채게 됐다며 신씨에게 “그런 일이 없었다고 해달라. 50만원을 주겠다”고 요구했다. 신씨는 그런 A씨의 태도에 분노해 고소를 결심하게 됐다고 한다.

신씨는 방송을 통해 당시 A씨와 통화하며 녹음한 파일도 공개했다. 공개된 파일은 A씨가 “(아내와) 통화했어?”라고 묻는 음성으로 시작된다. 신씨가 “사실대로 다 얘기했다”고 말하자 A씨는 “난 당시 너와 좋은 감정으로 만나는 줄 알았다. 너와 내가 서로 좋아서 했던 것처럼 기억이 난다”고 변명했다.

A씨는 제작진과 통화에서 “서로 좋은 관계였고 협박은 없었다”며 “아내에게 말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한 것은 성폭행이 아닌 성관계에 대해서였다”고 해명했다.

한겨레의 14일 보도에 따르면 신씨는 지난해 3월 13일 서울 방배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신씨는 인터뷰를 통해 “제가 용기를 내서 어린 선수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지내면 좋겠다”며 자신의 실명이 공개되길 원한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성폭행이 벌어진) 2011년 이후 하루도 고통 없이 시간이 흐른 적이 없었다”고 호소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