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이학주(29)는 충암고 3학년이던 2008년 시카고 컵스와 115만 달러에 입단 계약을 맺었다. 컵스 산하 마이너리그팀에서 2년을 보냈다. 단계를 밟아 올라가고 있었다.
2010년 시즌 뒤 탬파베이 레이스로 트레이드됐다. 2015년까지 몸담았다. 언제나 유망주 신분이었다. 2013년 트리플A까지 승격됐지만, 무릎 상처를 입으며 메이저리그 진출 꿈이 또다시 좌절됐다.
2015시즌 종료 뒤 마이너리그 FA 신분이 됐다. 이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1년을 버티지 못했다.
2017년 3월 일본 독립리그를 선택했다. SK에 지명된 하재훈(29)이 속했던 도쿠시마 인디고 삭스였다. 일본 독립리그는 정식 프로리그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해외파 복귀 2년 유예’ 조항에 저촉되지 않는다.
그리고 지난해 9월 2019년 신인 드래프트 2차 지명에서 삼성 라이온즈에 전체 2순위로 지명됐다. 그러나 해외파이기에 계약금은 없었고, 올해 최저연봉 2700만원을 받게 됐다.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터졌다. 지난해 11월 음주운전으로 처벌된 사실이 드러났다. 2017년 5월 면허취소 처분을 받았다. 일본독립리그 소속 시절이라 KBO의 별도 징계는 없었다. 야구팬들의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다.
어찌 됐든 이제 삼성의 멤버가 됐다. 즉시 전력으로 쓸 수 있는 내야수라는 평가가 많다. 주포지션은 유격수지만, 2루수로 뛸 가능성이 커 보인다.
2루수 자원인 강한울(28)이 상무 입대를 앞두고 있고, 지난해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데려온 손주인(36)은 풀타임을 뛰기 어려운 데다 타격 내림세가 뚜렷한 상황이다. 기존 백업 멤버들 역시 도드라진 활약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학주가 빠른 적응을 통해 1군 내야진에 합류한다면 삼성으로선 금상첨화다. 문제는 타격이다. 미국 생활에서도 타격보다는 수비에 강점이 있는 선수로 평가됐다. 숱한 어려움을 겪고 KBO리그에 데뷔하는 이학주다. 벌써 한국 나이로 30세다. 그런 만큼 빠른 시간 내 성숙한 이학주의 모습을 볼 수 있기를 야구팬 모두 기대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